전기차로 팝콘 만들고 AI로 캠핑사진…기업들 미래기술 체험 경쟁

전기차에서 끌어온 전력으로 팝콘을 만들고,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자신의 캠핑 사진을 꾸민다. 기업들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체험 공간을 통해 AI와 전기차 등 미래 기술을 알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키자니아 제공

25일 업계에 따르면 키자니아 서울은 기아와 운영하는 ‘스마트 오토캠핑장’ 체험관을 새롭게 단장했다.

 

체험관은 기아의 전용 목적기반차량(PBV) ‘PV5’를 중심으로 꾸몄다.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이동과 생활, 에너지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경험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어린이들은 ‘캠핑 크리에이터’가 돼 PV5에서 공급되는 전력으로 캠핑용 전자기기를 작동시키고 공간을 직접 꾸민다. 전기차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 전자기기에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 기술을 이용해 팝콘을 만드는 미션도 진행한다.

 

캠핑 장면을 촬영한 뒤 생성형 AI를 이용해 사진을 다른 콘셉트와 스타일로 바꾸는 체험도 마련했다. 프로그램을 마치면 키자니아 화폐 10키조와 직접 제작한 AI 캠핑 사진을 받을 수 있다.

 

기아는 이미 키자니아를 미래 모빌리티 체험 공간으로 활용해 왔다.

 

2023년 키자니아 서울에 모빌리티 직업 체험관을 열고 운전면허시험장과 자동차 연구소, 드라이빙 트랙 등을 운영했다. 이후 부산으로 체험관을 확대해 EV9 모형 카트 운전과 전기차 충전, 소프트웨어 기능 등을 어린이들이 직접 경험하도록 했다.

 

이번에는 체험 범위를 한 단계 넓혔다. 전기차를 직접 운전하고 충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전기차 배터리를 생활 속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V2L과 생성형 AI까지 하나의 캠핑 콘텐츠에 넣었다.

 

기업들이 어린이를 대상으로 첨단 기술 체험을 강화하는 흐름은 자동차 업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키자니아 서울과 부산에서 ‘AI 비밀 본부 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어린이가 비밀요원이 돼 갤럭시 스마트폰의 AI 기능을 이용해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4월 삼성전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키자니아 서울 AI 비밀 본부 체험관은 운영 약 6개월 만에 누적 방문객 2만명을 넘어섰다. 어린이 만족도도 98.1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이후 체험 기기를 갤럭시 S25 시리즈로 바꾸고 AI 에이전트와 오디오 지우개, 퀵쉐어 등 실제 제품 기능을 체험 프로그램에 넣었다.

 

어린이는 AI를 설명으로 배우는 대신 직접 사용한다. AI에 질문해 미션 장소를 찾고, 녹음된 소리에서 잡음을 제거해 단서를 찾아내는 식이다. 삼성전자는 키자니아와의 협업을 2010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과거 모바일·가전 중심이었던 체험 콘텐츠가 최근에는 AI로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체험 무대는 테마파크 밖으로도 넓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전국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갤럭시 AI 클래스’ 2학기 참가 학급 모집에 들어갔다. 전문 강사가 학교를 직접 찾아가 스마트폰과 태블릿으로 AI를 체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2학기부터는 AI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다루는 ‘AI 기본 소양’ 과정도 새로 넣었다.

 

기업들의 체험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품을 전시하거나 브랜드를 노출하는 방식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아이들이 직접 문제를 풀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중심이다.

 

기아는 전기차와 에너지를 캠핑이라는 일상적인 상황에 넣었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AI 기능을 비밀요원 미션으로 바꿨다. 어린이 입장에서는 기술 교육이지만 기업에는 미래 소비자가 자사 제품과 기술을 처음 경험하는 브랜드 접점이 되는 셈이다.

 

특히 생성형 AI와 전동화처럼 원리를 설명하기 어려운 기술일수록 체험형 콘텐츠의 활용도는 커지고 있다. 버튼을 눌러 전력을 공급하고, AI에 직접 명령을 내리고, 결과물을 받아보는 과정 자체가 기술에 대한 설명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