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동포 간담회에서 과거 국가안보법 독소 조항 제거가 강경파의 전면 폐지 주장으로 무산됐던 전례를 거론하며 검찰개혁과 관련해 자신을 비판하는 여권 내 강경파들에게 일침을 놨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특히 최근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비판한 유시민 작가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와 관련해서도 “2030년 6월2일을 넘기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며 연임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동포간담회를 열고 개혁의 어려움에 대해 호소한 뒤 “여기에 방해 요인이 또 하나 있다. 제가 프랑스에 갔을 때 프랑스혁명 이야기를 한 번 했는데, 혁명적 상황이 오면 오버(과잉)하는 경향이 있다”며 “쭉 달리던 길에서 적당하게 절제를 해야 되는데 상황이 바뀌었다 싶으며 그대로 더 빨리 질주하게 된다. 절제를 못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너무 빨리 멀리 급하게 가다가 반동을 맞이하는 것”이라며 “프랑스혁명이 그랬다. (개혁에는) 대체로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이기는 하지만 최근에 또 무슨 북한의 주체사상을 공부했다고 경찰이 압수수색을 하고 있더라. 과거에는 훨씬 더 심했다. 집을 뒤져서 금서라고 하는 걸 가지고 있기만 해도 처벌을 했다”며 “그런데 ‘국가보안법’이라고 ‘찬양고무죄’라고 해서 그 법률 조항이 아직도 살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걸 없앨 기회가 있었다. 여야가 합의해서 이걸 없애자, 국가보안법을 통째로 폐지하는 건 무리니까 독소조항 몇 개라도 삭제하자고 여야가 거의 합의를 했었다”며 “그런데 누군가가 갑자기 반대를 하기 시작했다. ‘폐지를 해야지 반만 폐지하는 게 세상에 어딨냐’ 말은 좋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상대방이 국가보안법 통째로 폐지는 안 된다고 반대하는 바람에 결국 못했다. 그 법 조항은 아직도 살아서 최근에 누군가가 그 법 조항 때문에 압수수색을 당했더라”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지금도 비슷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뭔가 자신들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 과한 주장을 한다”며 “그러나 선명해서 멋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상의 모든 일들이 그런 것 같다. 한꺼번에 화끈하게 시끄럽게 해치우면 좋지만 쉽지 않다”면서 “가급적이면 저항도 최소화하고 반발도 최소화하고 실효적으로 실용적으로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검찰 개혁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하는 여권 내 강경파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최근 유 작가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이 생각한 검찰개혁은 우리가 생각한 검찰개혁, 더불어민주당 입장, 대통령의 공약이라고 얘기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면서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는 강도 높은 비난 목소리를 내놓은 바 있다. 유 작가는 과거 참여정부 당시 국가보안법 개정 과정에서 전면 폐지를 주장한 강경파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대통령의 검찰개혁 의지를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는 것에 유감”이라며 “근거 없는 비난성 주장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입장을 내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전날 유 작가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 대응 검토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서도 청와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검토 사실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