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에 북한 문제 협조 요청했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를 어느 정도로, 어떤 방식으로 논의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연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말에 만날 것이라고 말해왔는데, 중국에 이와 관련한 협조를 요청했을지가 관심사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논의했다. 다만 신화통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어느 정도로, 어떤 분야에서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반도 문제는 우크라이나, 중동 정세 등과 함께 짧게 언급됐다. 24일 자정까지도 백악관은 정상회담과 관련한 결과 자료를 내놓지 않고 있어 미국 측에서 이와 관련해 확인된 바는 없다.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뒤 백악관은 결과자료를 통해 미·중이 북한 비핵화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을 만나 시 주석과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며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과 연락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해 이 답변이 언제 연락을 가리키는지를 놓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논의해야 할 무역, 인공지능(AI) 등 산적한 과제를 고려할 때 이날 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심도 깊게 논의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팩) 정상회의를 계기로 김 위원장을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한 논의가 진행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지난 6월 시 주석이 북한을 국빈 방문한 만큼 김 위원장의 의중을 간접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중국보다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에 따라 북한과 밀착한 러시아를 통해 북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중국과 북한 논의를 하고 협조를 요청하더라도 중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모양새는 만들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1기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북한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 아메리칸글로벌스트래티지스(AGS) 수석부사장은 최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국을 통하거나 다자적 형식을 통해 협상을 추진했지만 그런 방식은 성공하지 못했다”라며 “반면 트럼프 1기 행정부가 김정은과 핵심 측근들을 상대로 직접 협상을 추진한 것은 올바른 접근법이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1기에서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으로 북·미 협상에 관여했던 프레드 플라이츠 미국우선주의연구소 부소장 역시 6월 공개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6자회담 구도를 배제하고 북·미 양자 구도를 택한 것에 대해 “트럼프의 매우 훌륭한 결정 중 하나”라고 평가한 바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배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의 외교정책 결정그룹에서 북한과의 대화는 중재자를 통하기보다는 양자 구도가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