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와 출장을 허위로 꾸며 일본 여행을 다니면서 급여와 출장비를 부당하게 받아 챙긴 전직 선거관리위원회 간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 형사2단독 강미혜 판사는 공전자기록 등 위작과 위작 공전자기록 등 행사,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선관위 서기관 A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일본 여행을 떠나면서 하급자에게 지시해 복무시스템에 병가와 공가를 허위로 입력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방식으로 2016년 8월부터 2020년 2월까지 복무 관련 전자기록을 36차례 위작하거나 변작해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일본 등으로 출국하며 무단결근하거나 허위 병가·공가를 낸 뒤 실제 출근하지 않은 기간의 급여 22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있다.
출장을 꾸며 여비를 타낸 혐의도 포함됐다. A씨는 2018년 3월15일 인천에서 일본으로 출국했는데도 하급자를 시켜 같은 달 15∼16일 서울로 출장을 간 것처럼 허위 출장복명서를 올리게 했다. 이렇게 출장 관련 전자기록을 4차례 위작해 사용하고 출장비 30여만원을 받았다. A씨는 상급자의 복무 관리가 허술한 틈을 노리거나 구·시·군 선관위 사무국장이 스스로 휴가를 결재할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을 이용했다.
강 판사는 “선관위 고위공무원으로서 공정하고 청렴하게 직무를 수행하고, 특히 공적 업무와 관련된 전자기록과 복무 관리에 관한 사항을 정확하게 처리해야 할 지위에 있었음에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범행해 죄질과 범정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 공무원에 비해 높은 수준의 청렴성과 준법의식이 요구되는 지위에 있었음에도 오히려 그 지위와 업무상 접근권한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과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부정하게 받은 급여 상당 부분을 돌려준 점을 양형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A씨는 지난해 4월 감사원의 징계 요구에 따라 이미 파면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