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돈을 빌린 뒤 과거 성폭행 당한 일에 대한 합의금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며 변제를 거부한 5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 원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1부 이근영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58)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지인 B씨에게 관광시설 조성사업 부대비용을 빌려주면 공사가 끝난 후 갚겠다며 7200만원을 빌렸다.
그러나 사실 A씨는 당시 주변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기존 채무를 갚는 이른바 돌려막기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고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정에 선 A씨는 “어릴 때부터 B씨에게 성적 피해를 당했다”며 “오랜 기간 연락 없이 지내다 2015년 11월 우연히 마주친 B씨에게 성추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다음 달 B씨에게 연락해 만나게 됐고 B씨가 합의금 성격으로 7200만원을 지급했다”며 “이는 성적 피해에 대한 합의금을 받은 것이지 편취한 것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사건을 살핀 1심 재판부는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비슷한 시기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같은 내용으로 돈을 편취해 유죄판결을 받은 점, A씨가 B씨에게 차용증을 써준 점, B씨가 법정에서 A씨의 주장과 관련해 자신에 대한 무고 자료로 남겨달라고 요청한 점 등이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은 피해가 적지 않고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범행 당시 벌금형을 초과하는 범죄전력과 동종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과 A씨는 모두 항소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재차 “1988년 A씨에게 강간을 당한 데 대한 합의금으로 돈을 받았을 뿐”이라며 “피해자를 기망해 차용한 사실이 없다”고 항변했다.
사건을 다시 살핀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입은 피해가 적지 않은 점, 피해회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객관적 증거에 비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하며 책임을 회피하려고 할 뿐 반성하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가벼워 부당하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실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