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음식도, 차례상도 없이 평소처럼… 달라진 추석 풍속도

“추석 명절 날 특별히 음식을 준비하지 않아요.”

 

올 추석 명절에는 명절을 쇠기위해 미리 장을 보거나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평소대로 지내는 가족들이 늘어났다. 과거 푸짐하게 장을 보고 음식을 넉넉히 준비하거나 농촌 오일장에서 대목 분위기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풍족한 명절 풍경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추석 연휴 첫날인 지난 24일 전남광주 영광군 불갑산 상사화 축제장에서 시민들이 꽃 구경을 하고 있다. 뉴스1

전남광주시 남구에 사는 이모(57·여)씨는 올해 처음으로 추석 장을 보지 않았다. 그냥 평소처럼 집 앞 슈퍼마켓에 들러 필요한 식재료를 구입했다. 물론 차례상에 올릴 전을 부치거나 나물을 무치지도 않았다. 이씨는 “타지에 사는 자녀들이 이미 1주일 전에 추석을 쇠러 왔기때문에 특별히 음식을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며 “추석날 평소처럼 지내고 편안한 하루를 보냈다”고 했다.

 

이씨처럼 장보기부터 재료 손질, 조리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품이 드는 명절 음식을 준비하지 않고 평소대로 지내는 가정이 늘고 있다. 또 번거롭게 음식을 준비하기 보다는 미리 주문해 간편하게 차례상을 차리는 경우도 적지않다. 

 

추석을 앞두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명절 음식 예약 판매가 활발했다. 지역 반찬가게와 음식점들은 SNS에 별도의 추석 메뉴를 올리고 일찌감치 예약 손님 잡기에 나섰다. 전남광주시 서구의 한 반찬가게는 새우전과 동그랑땡, 수제녹두전, 소고기육전 등 각종 전부터 잡채와 양념갈비, 약밥, 식혜까지 명절 음식을 종류별로 판매했다.

 

소비자는 직접 모든 음식을 준비할 필요 없이 필요한 메뉴와 양만 골라 예약한 뒤 정해진 날짜에 찾아가거나 배달을 받았다. 명절 음식 준비 방식이 직접 만들기에서 필요한 만큼 사기로 바뀌면서 차례상도 한층 간소해지는 모습이다.

 

전남과아주 남구 정모(34)씨는 “예전에는 명절 전날이면 가족들이 모여 전을 부치고 음식을 준비하느라 하루를 거의 다 보냈는데 요즘은 필요한 음식 몇 가지만 주문해서 먹고 있다”며 “먹을 만큼만 살 수 있어 남는 음식도 줄고 준비하는 시간도 아낄 수 있어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명절을 앞둔 전통시장도 예전처럼 북적거리지는 않았다. 추석 전인 20일 전남광주시 담양군 창평전통시장 오일장. 좌판마다 명절을 준비하기 위한 먹거리가 가득했다. 하지만 제수용품을 사려는 이들은 눈에 띄게 줄었다. 담양 창평시장 한 상인은 “요즘은 시대가 많이 변한 것 같다”며 “시장에서 전 같은 것도 상에 놓을 것만 사가고 있다”고 했다.

 

다른 농촌의 전통시장도 마찬가지. 오전 장이 지나면 시장 골목은 금세 한산해졌다. 상인들은 농촌도 인구 고령화에 역귀성까지 증가하면서 명절을 준비하는 모습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