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생이 금메달을 땄다고?”…e스포츠 강동신 꺾은 日 소년의 놀라운 정체 [아시안게임]

강동신, 결승서 2-10 패배…e스포츠 뿌요뿌요 챔피언스 은메달
조별리그 4승1패 뒤 8강·4강 연승…결승까지 파죽지세
11세 구리하라, 아시안게임 역대 최연소 메달리스트 기록 경신

[나고야=권준영 기자] 한국 강동신(24)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뿌요뿌요 챔피언스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결승에서 만난 일본의 구리하라 유키는 11세 초등학생이었다. 강동신은 마지막 경기에서 2-10으로 패하며 금메달을 놓쳤지만, 구리하라는 이번 우승으로 아시안게임 최연소 메달리스트라는 새 기록을 세웠다.

 

한국 e스포츠 대표팀 강동신이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뿌요뿌요 챔피언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 구리하라 유키에게 메달을 들고 사진 찍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구리하라는 시상식이 익숙하지 않은 듯 강동신의 설명을 들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코나메=연합뉴스

 

강동신은 26일 일본 아이치현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뿌요뿌요 챔피언스 결승에서 구리하라와 맞붙었다.

 

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강동신은 꾸준히 승리를 쌓았다. 조별리그 A조에서 4승1패를 거둔 뒤 준준결승에서 인도 파리토시를 5-0으로 꺾었다. 준결승에서는 대만 궈쯔앙을 10-3으로 제압하며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마지막 경기에서는 흐름이 달랐다. 구리하라가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면서 강동신은 게임 스코어 2-10으로 패했다.

 

경기를 마친 강동신은 취재진과 만나 상대의 나이가 경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초등학생과 맞붙는다는 것이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다”며 “구리하라는 일본의 엄청난 경력을 가진 선수들을 다 이기고 국가대표가 된 선수라 엄청난 실력을 갖췄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대단하더라. 역시 세계 최고의 선수답다”고 말했다.

 

한국 e스포츠 대표팀 강동신이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시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뿌요뿌요 챔피언스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코나메=뉴시스
일본 구리하라 유키가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뿌요뿌요 챔피언스 결승전에 입장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도코나메=연합뉴스

자신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컨디션이 괜찮았고 긴장감도 느껴지지 않았다”며 “다만 약간 운이 따르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긴 하다”고 설명했다.

 

강동신을 꺾은 구리하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그의 금메달은 결코 갑작스러운 결과가 아니었다. 조별리그에서 강동신을 제외한 선수들을 모두 3-0으로 꺾은 데 이어 토너먼트에서도 상대를 잇달아 제압하며 결승까지 올라왔다.

 

결승을 앞둔 모습에서도 어린 선수 특유의 긴장감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하품하는 장면이 포착될 정도로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구리하라는 경기 뒤 “결승전에서 가장 맞붙고 싶었던 강한 상대를 만났다”며 “여기서 이기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 생각하며 경기에 임했는데 제대로 이긴 것 같아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우승이 확정됐을 때 표정 변화가 크지 않았던 이유를 묻자 “조금 쑥스러워서 기쁨을 표현하지 못했지만, 속으로는 엄청 기뻤다”고 답했다.

 

결승 직전 하품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긴장감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구리하라는 “강동신 선수가 워낙 기량이 좋고 속공과 대연쇄에 강점을 가진 선수라서 대책을 따로 세워도 경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할 수 없었다”며 “경기를 치르면서 대응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구리하라는 이번 우승을 자신의 인생에서 손꼽히는 기쁨으로 꼽았다. 다만 가장 기뻤던 순간을 묻는 질문에는 올해 2월 파이널 대회와 리그전에서 우승했을 때라고 답했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인생에서 2∼3번째 정도로 기쁘다”고 했다.

일본 구리하라 유키가 26일 일본 아이치현 도코나메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e스포츠 뿌요뿌요 챔피언스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메달을 들어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구리하라는 11세의 나이로 아시안게임 역대 최연소 메달리스트가 됐다. 도코나메=연합뉴스

11세 초등학생다운 이야기도 나왔다. 구리하라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상금으로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에 “보석 같은 거 사고 싶다”고 말해 화제가 됐다. 이날 다시 이유를 묻자 “반짝이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파란색 계열의 보석이 좋다”며 웃었다.

 

정작 우승 상금이 얼마인지는 알지 못했다. 그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뿌요뿌요 챔피언스 우승자에게는 10만엔(약 87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대회 준비도 학생 생활과 함께했다. 구리하라는 “평소엔 학원 숙제 때문에 한 시간 정도밖에 못 하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3시간씩 했다”고 밝혔다.

 

2015년 6월 18일생인 구리하라는 일본 초등학교 5학년이다. 좋아하는 과목은 사회이고,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장어다. 장래 희망은 열차 기관사다.

 

구리하라는 이번 우승으로 아시안게임 역사상 가장 어린 메달리스트가 됐다. 종전 기록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여자 스트리트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인도네시아의 니마스 붕가 친타였다. 당시 만 12세였다.

 

2015년생인 구리하라는 11세의 나이로 종전 기록을 1년 앞당겼다. e스포츠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뿌요뿌요는 같은 색의 젤리 캐릭터를 4개 이상 이어 붙여 없애는 퍼즐 게임이다. 연속해서 많은 캐릭터를 만들어낼수록 상대에게 방해 캐릭터를 보내 공격할 수 있어 순간적인 판단과 연쇄 조작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