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만 강하면 뭐하나…공군 수송기·급유기 결함 455건 [박수찬의 軍]

수송기 결함 408건…노후화 부담 커진다
급유장치 결함 32건…수리에 최장 31일
새 항공기 도입해도…기존 전력 정비가 관건

한국 공군의 작전을 돕는 지원기 전력에서 결함이 잇따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이 공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 공군의 수송기와 공중급유기에서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모두 455건의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 C-130 수송기에서 화물이 투하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C-130·CN-235 수송기가 408건, KC-330 공중급유기가 47건이었다.

 

같은 기간 E-737 공중조기경보기에선 103건의 결함이 있었고, 2021∼2025년 글로벌호크에선 46건의 결함이 있었다. 

 

공군이 유사시 항공작전을 수행할 때, 지원 전력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으면 전투기의 위력을 극대화하기 어렵다. 

 

공군 지원기의 전력 극대화를 위한 성능개량·유지보수 사업 확대가 시급한 이유다.

 

공군 C-130 수송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노후화되는 수송기, 결함도 증가

 

지난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공군 C-130과 CN-235 수송기에서 발생한 결함은 408건이다.

 

C-130은 2021년 45건, 2022년 41건, 2023년 34건, 2024년 57건, 2025년 57건, 올해는 15건(7월 기준)의 결함이 발생했다.

 

2023년 34건이던 결함은 2024년 57건으로 증가한 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단순한 우연이라고 평가하기에는 증가 폭이 크다. 결함 해소에 소요된 평균 시간도 4.9~6.8시간에 달했다.

 

가장 많은 결함이 발생한 부분은 기관체계로서 87건을 기록했다.

 

공군 군수사령부 예하 제601종합수송지원대대 장병들이 천궁 유도탄 공중수송절차 숙달 훈련에서 카고로더(Cargo Loader)를 이용해 패트리어트·천궁 모의탄이 실린 화물운반대를 C-130 수송기에 적재하고 있다. 공군 제공

그 다음으로는 항공전자체계로서 54건이 발생했다. 전기(47건), 기체(35건), 기타(26건) 부분에서도 결함이 잇따랐다.

 

CN-235는 2021년 44건, 2022년 27건, 2023년 26건, 2024년 27건, 2025년 30건, 올해는 5건(7월 기준)을 기록했다.

 

결함 해소에 걸린 시간도 평균 2.3~6.8시간이었다.

 

결함이 가장 많았던 부분은 항공전자로서 54건이 발생했다.

 

그 다음으로는 기관(42건), 기체(29건), 전기(21건), 기타(13건)의 순서로 결함이 있었다.

 

두 기종 모두 결함 건수는 뚜렷한 감소 추세 없이 등락을 반복했다.

 

공군 C-130 수송기가 야간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정비 개선으로 결함이 줄어드는 흐름이 보이지 않는 셈이다.

 

특히 CN-235는 평균 수리시간이 2.3시간까지 줄어들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등 변동성이 컸다.

 

결함의 특성이 매년 달라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정비작업의 난이도 및 자재대기 등의 사유로 정비가 일부 지연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두 기종에서 발생한 결함 중 절반 이상이 엔진·항공전자 계통이었다.

 

이를 두고 노후한 기체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항공기는 기본적으로 도입 초기에는 기술적 문제로 결함률이 높다.

 

도입 중기에는 안정화가 이뤄지면서 고장이 낮다.

 

하지만 누적 사용기간이 길어지면 마모가 임계점을 넘으면서 결함이 증가한다.

 

기체가 노후화하면 엔진과 항공전자체계처럼 극한 환경에서 자주 사용하지만 통째로 교체하기 어려운 부분에서 피로가 누적되면서 결함이 발생한다.

 

C-130 중에서 C-130H는 1988~1990년대 도입분이 다수다. 공군에서 30여년간 사용됐다.

 

CN-235도 1994년부터 도입이 이뤄졌고, 수송과 재난 구호 등 다양한 임무에 투입됐다.

 

C-130J는 2014년 도입됐으나, 도입 초기 기내 여압을 형성하거나 제어하는 세이프티 밸브의 내부 케이블 단선 결함이 반복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공군 CN-235 수송기가 한국 공군 공정통제사들의 유도통제에 따라 비상활주로에 착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C-130H와 CN-235는 공군에 도입된 지 30여년이 됐다. 누적 사용기간이 길어진 데 따른 문제점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노후 기종일수록 원 제작사의 부품 생산이 중단되거나 재고가 소진되어 정비 자체보다 부품을 기다리는 시간이 문제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공군이 결함 수리와 관련해 “정비작업의 난이도 및 자재 대기 등의 사유로 일부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밝힌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다.

 

다양한 임무에 투입되는 수송기의 특성상 가동률이 높아서 주요 계통의 피로 누적을 높인다는 관측도 있다.

 

공군은 C-390 대형수송기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수송기 전력의 노후화 대응을 강화하지 않는다면, 전력 증강 효과는 반감된다.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군 KC-330 공중급유기가 F-15K 전투기에 급유를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공중급유기 결함도 잇따라

 

유럽 에어버스가 제작해 한국 공군에 납품한 KC-330 공중급유기도 2021년부터 올해 7월까지 47건의 결함이 있었다.

 

이 가운데 공중급유기에서 가장 중요한 급유 장치의 결함은 32건. 전체 결함의 68%를 차지했다.

 

KC-330의 존재 이유는 공중급유이므로, 핵심 임무 기능에서 결함이 가장 자주 발생한다는 의미다.

 

대부분의 급유장치 결함은 2∼9시간 이내에 조치가 끝났다. 하지만 일부 사례에서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2022년 9월 29일 급유 임무 도중 장비가 파손됐을 때, 수리부속 교체 및 작동점검까지 744시간이 걸렸다.

 

2021년 3월 17일 급유 도중 장비 파손 당시에도 수리부속 교체 및 작동점검까지 457시간이 소요됐다.

 

2023년 8월 4일 급유장비 결함 직후 수리부속 교체 및 작동점검까지 429시간이 걸렸다.

 

엔진 결함은 4건에 불과했으나, 2024년 11월 22일 발전기 결함 발생 당시 수리부속 교체 및 작동점검까지 270시간이 걸렸다.

 

KC-330은 에어버스 A330-200 여객기를 토대로 만든 기종이다.

 

엔진이나 기체, 유압 등의 항공기 계통의 문제는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 

 

반면 급유장치는 소수의 특수한 부품 의존도가 높다. 조치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KC-330은 한 대의 항공기에 서로 다른 방식의 급유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각각 별도의 유압·전자·센서 계통을 갖고 있어서 고장이 발생할 수 있는 부분이 다른 기종보다 많다.

 

공군 KC-330 공중급유기가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급유장비 중에서 핵심인 공중급유붐시스템(ARBS)은 컴퓨터가 제어한다.

 

오퍼레이터는 원격 카메라 영상으로 조작을 한다. 이는 일반 장비보다 훨씬 정교하므로, 결함도 많아질 수밖에 없다. 

 

공군도 결함 문제 개선을 위한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창정비 능력 확보가 그것이다.

 

대한항공은 2023년 12월 KC-330 창정비를 수주했고, 2024년 5월 창정비 초도기 출고식을 열었다.

 

창정비는 항공기 기체 구조물과 부품 및 배선에 대한 점검을 수행하는 정비다. 부품 하나 하나를 완전히 분해·검사·수리해 최초 출고 때와 같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한·프랑스 연합공중훈련에서 공군 KC-330 공중급유기가 프랑스 공군 라팔 전투기 2대에 동시에 급유를 하고 있다. 공군 제공

국내 창정비는 결함 개선에 도움이 되는 방법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에어버스는 급유붐이 수취기 위치를 인식해서 접촉·급유·후퇴를 자동으로 진행하는 자동공중급유시스템(A3R)을 만들었다.

 

정교하게 작동하는 장비의 경우엔 수동 조작 구간을 줄이는 것이 결함과 오작동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라는 평가다.

 

비행 중에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비정상 징후를 미리 포착하는 예측정비체계 등을 구축하는 것도 대안으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