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배 폭증’ 독감에 백신 접종도 앞당겨졌다…코로나가 깬 ‘겨울 공식’

질병청 “독감 의심 환자​ 작년의 4.6배…학령기 중심 확산 속 어린이·임신부 우선 접종 진행”

올해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평년보다 두 달 이상 일찍 찾아오면서 보건 당국과 의료계가 긴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존의 ‘겨울 독감 유행’ 공식이 깨진 가운데, 환자 수가 작년 대비 4배 이상 급증해 철저한 대비가 요구된다.

평년보다 두 달 이상 일찍 독감 유행이 시작된 지난 21일, 소아·청소년 등 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면서 병원 대기실이 북적이고 있다. 뉴시스

 

■ 독감 의심 환자​ 전년 대비 4.6배 급증…초·중등생 중심 확산

질병관리청 표본감시 결과, 올가을 독감 유행은 2011년 감시 체계 도입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유행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확산세가 가파르다. 9월 초 인플루엔자 독감 의심 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7명)의 4.6배에 달한다.

 

연령별로는 7~12세 학령기 아동을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으며, 어린이집 등 집단생활을 하는 영유아와 청소년층에서도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갑작스러운 고열과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이 동반될 경우 단순 감기로 여기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 코로나19가 깬 ‘겨울 독감’ 공식…백신 패러다임 변화 필요성도

이처럼 독감 유행 시기가 앞당겨진 원인을 두고 학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를 주목하고 있다. 해외 주요국(일본, 홍콩, 영국, 호주 등)에서도 방역 조치 완화 이후 평년과 다른 시기에 독감이 유행하는 현상이 공통으로 관찰됐다.

 

국제학술지 등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비약물적 조치들이 기존 독감의 계절적 유행 패턴을 교란시켰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독감이 예상치 못한 시기에 유행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학계 일각에서는 매년 고정된 시기에 대응하던 기존의 백신 스케줄링과 방역 패러다임을 더욱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인플루엔자(독감) 유행이 평년보다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의료기관 관계자가 백신 재고와 보관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서둘러야 할 예방접종…어린이·임신부 이어 어르신 순차 접종

유행 시기가 빨라진 만큼 방역 당국은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현재 어린이(생후 6개월~14세)와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국가예방접종이 진행 중이다.

 

어르신 국가예방접종은 연령대별로 순차적으로 시작된다.

 

75세 이상: 10월 12일부터

70~74세: 10월 12일~15일 기간 중 연령별 일정에 맞춰 진행

65~69세: 10월 19일부터

 

백신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미 유행이 시작되었더라도 미루지 말고 일정에 맞춰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소지와 관계없이 가까운 지정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를 방문할 수 있으며, 방문 전 백신 수급 여부를 확인하고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