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된 원산지 표시 단속에서 김치와 돼지고기의 위반 사례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원산지를 속여 파는 상습 위반 업체가 끊이지 않는 데다 처벌수위도 낮아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양수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까지 총 9차례(설 5회·추석 4회) 실시된 명절 원산지 표시 특별단속에서 3700개 이상의 업체가 적발됐다.
위반 유형별로는 원산지를 속여 판 ‘거짓 표시’가 2049곳,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은 ‘미표시’가 1663곳이었다.
최근 5년간 품목별 위반은 총 4375건으로 집계됐다. 품목별로는 배추김치가 951건으로 가장 많았고, 돼지고기가 922건으로 뒤를 이었다. 두 품목의 위반 건수 합은 1873건으로 전체의 42.8%에 달했다.
두 품목의 위반 행위는 대부분 고의적인 ‘거짓 표시’였다. 원산지 표시 위반 중 배추김치는 951건 중 753건, 돼지고기는 922건 중 582건이 거짓 표시로 적발됐다.
두 품목 전체 위반(1873건) 가운데 거짓 표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71.3%(1335건)에 이른다. 올해 역시 배추김치(150건)와 돼지고기(91건) 등 두 품목에서 241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으며, 이 중 70.5%(170건)가 거짓 표시였다.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적발된 뒤 또다시 위반하는 상습 업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이 의원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원산지 표시 위반으로 두 차례 이상 반복 적발된 업체는 총 291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업체에서 확인된 위반 건수는 총 605회였다. 원산지 거짓 표시로 형사입건된 사례가 288회, 미표시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례가 317회였다. 반복 적발 업체 중 273곳은 2차례, 16곳은 3차례 적발됐으며, 4차례 적발된 업체와 7차례나 적발된 업체도 각각 1곳씩 있었다.
이처럼 상습 위반이 끊이지 않는 이유로는 가벼운 처벌수위가 꼽힌다. 같은 기간 처분 결과가 확인된 원산지 거짓 표시 사건 총 8726건 중 벌금형이 5557건(63.7%), 기소유예가 2592건(29.7%)으로 전체의 93.4%가 경미한 처분에 그쳤다. 징역·집행유예는 218건(2.5%)에 불과했다.
벌금 액수 역시 500만원 이하가 대부분이었다. 전체 벌금형(5557건) 중 100만원 이하가 3369건(60.6%), 101만원 이상 500만원 이하가 1932건(34.8%)으로, 500만원 이하 벌금형이 전체의 95.4%(5301건)를 차지했다. 부과된 건당 평균 벌금은 209만6000원 수준에 그쳤다.
이에 따라 현행 처벌수위가 상습적인 원산지 위반을 막기에는 억제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의원은 “상습적인 위반을 막기 위해서는 반복 위반 업체의 처분 이력을 철저히 관리하고 단속 이후의 사후관리도 강화해야 한다”며 “원산지를 속여 얻는 이익보다 처벌이 가볍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상습적인 거짓 표시에 대한 처벌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