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비만치료제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 1년 동안 임산부에게 300건 이상 처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13세 미만 소아와 민감성 우려가 있는 고령층 대상 처방도 가파르게 늘고 있어 처방 단계의 안전장치 재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가 국내 출시된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약 1년간 임산부 대상 처방 건수는 총 325건으로 집계됐다. 월별 처방 건수는 2025년 8월 0건, 9월 4건에서 2026년 7월 60건으로 매달 꾸준히 증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동물시험에서 생식 독성이 나타나 임신 기간 투여해서는 안 되며, 투여 중 임신을 확인하거나 환자가 임신을 원하는 경우 즉시 투약을 중단해야 한다.
임산부뿐만 아니라 소아 및 고령층에 대한 무분별한 처방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만 18세 미만 환자에 대한 안전성 및 유효성이 확립되지 않았음에도 만 13세 미만 어린이에게 이뤄진 처방은 같은 기간 110건에 달했다.
만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처방은 총 3만6135건에 이르렀으며, 2025년 8월 156건에서 2026년 7월 7093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식약처 허가사항에는 임상시험 결과 일부 고령자에게서의 더 큰 민감성을 배제할 수 없고 만 85세 이상 환자에 대한 투여 경험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명시돼 있다.
처방 확대와 맞물려 부작용 등 이상 사례 보고도 급증하고 있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마운자로 출시 이후 11개월간(2025년 8월~2026년 6월) 보고된 이상 사례는 총 1261건에 달했다. 특히 올해 들어 보고된 사례만 916건으로 전체의 72.6%를 차지했다.
백 의원은 “식약처가 투여 중단을 명시한 약물이 임산부에게 300건 넘게 처방되었다면 이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라며 “비만 치료 열풍 속에 정작 환자 보호의 가장 기본적인 처방 원칙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단순히 의사와 환자의 판단에 맡길 것이 아니라 임산부·소아 등 위험군에 대한 처방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속히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