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3275만원 갚았는데 월 42만원 더 낸다…5년 고정 끝난 영끌족 비명

연 3.11%로 3억원 대출 시…5년 뒤 연 5.9% 되면 월 128만→171만원
7월 신규 주담대 68.1% 변동형 선택…고정형보다 금리 0.41%p 낮아
실제 차주 상환액, 남은 원금·만기 구조와 세부 대출 약정 따라 달라져

3억원을 빌려 5년 동안 원금 약 3275만원을 갚았다. 빚은 줄었지만, 금리가 바뀐 뒤 매달 내는 돈은 오히려 42만원 넘게 늘어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적용 기간이 끝나면 남은 원금과 잔여 만기, 새로 적용되는 금리에 따라 월 원리금 상환액이 달라질 수 있다. 연합뉴스

2021년 낮은 금리로 받은 주택담보대출의 5년 고정기간이 끝날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월 상환액을 다시 계산할 때는 처음 빌린 3억원이 아니라 현재 남은 원금과 만기를 넣어야 한다.

 

◆원금 3275만원 갚았는데 월 상환액은 왜 늘까

 

2021년 9월 3억원을 연 3.11%에 빌려 30년간 원리금을 균등하게 갚는 사례를 가정해보자. 이때 월 상환액은 128만2679원이다.

 

60개월 동안 갚으면 원금은 약 3275만원 줄고 2억6725만원가량이 남는다. 여기에 연 5.9% 금리가 적용되고 남은 25년 동안 원리금을 균등하게 갚는다면 월 상환액은 170만5605원이 된다.

 

기존보다 매달 약 42만2925원, 1년이면 약 508만원을 더 내야 한다. 원금을 3000만원 넘게 갚았는데도 금리 상승폭이 더 크면 월 부담은 오히려 늘어나는 셈이다.

 

연 3.11%와 5.9%는 월 상환액 변화를 살펴보기 위해 가정한 금리다. 모든 차주가 과거에 연 3.11%로 빌렸거나 앞으로 연 5.9%를 적용받는다는 뜻은 아니다.

 

새 금리로 월 상환액을 계산할 때도 대출 당시의 3억원을 그대로 넣어선 안 된다. 이미 갚은 원금에는 새 금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남은 원금 약 2억6725만원을 잔여 만기 25년 동안 갚는 조건으로 계산해야 한다.

 

대출 방식도 확인해야 한다. 혼합형은 일정 기간 금리를 고정한 뒤 약정에 따라 변동금리로 바뀐다. 주기형은 5년 등 정해진 주기마다 금리를 다시 산정한다. 처음 5년간 같은 금리가 적용되더라도 이후 금리가 정해지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7월 신규 주담대, 10건 중 7건 가까이 ‘변동형’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예금은행이 새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연 4.48%였다. 고정형은 연 4.76%, 변동형은 연 4.35%로 변동형이 0.41%포인트 낮았다.

 

신규 주담대 가운데 고정형 비중은 31.9%였다. 반대로 보면 68.1%가 변동형이다. 고정형 비중은 지난해 11월 90.2%에서 9개월 연속 떨어져 2014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한국은행은 고정형과 변동형의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소비자들이 당장 금리가 낮은 상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68.1%는 지난 7월 새로 취급된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형의 비중이다. 기존 차주 중 변동금리를 적용받는 비율이나 올해 5년 고정기간이 끝나는 차주의 규모를 뜻하지는 않는다.

 

변동형을 선택했다면 처음 받은 금리만 봐서는 안 된다. 코픽스 등 약정된 기준금리와 금리 조정 주기에 따라 이후 적용금리와 월 상환액이 달라질 수 있다.

 

◆기준금리 올라도 내 대출금리가 같은 폭으로 뛰는 건 아니다

 

한국은행은 7월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 27일에는 3.00%로 다시 인상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8월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의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 중간치가 연 3.25%라고 밝혔다.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수준이지만 추가 인상을 확정한 수치는 아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전환으로 월 상환 부담이 커지는 상황을 표현한 이미지. 5년 고정금리 연 3.11%에서 연 5.9%로 전환될 경우 월 상환액이 128만원에서 171만원으로 늘어나는 사례를 담았다. ChatGPT 생성 이미지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9월 16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연 3.75~4.00%로 0.25%포인트 올렸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도 모든 차주의 주담대 금리가 같은 날, 같은 폭으로 오르지는 않는다. 실제 적용 금리는 대출상품의 기준금리와 가산금리, 우대금리 조건, 금리 재산정일에 따라 달라진다.

 

5년 고정기간이 끝나간다면 대출 약정서부터 확인해야 한다. 금리 전환일과 남은 원금·만기, 전환 뒤 적용할 기준금리와 가산·우대금리를 알아야 월 상환액을 계산할 수 있다. 대출을 갈아탈 때는 새 금리와 함께 중도상환수수료 등 비용도 따져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