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발생한 ‘서해 피격 공무원 사건’을 자진 월북으로 판단했다가 직위해제된 해양경찰청 간부가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인천지법 행정1-2부(재판장 최상수)는 김태균 총경(현 포항해경서장)이 해경청장을 상대로 낸 직위해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의 비위 행위가 중대하다거나 그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울 정도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은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이던 이대준씨가 인천 소연평도 남방 해역에서 실종됐다가 이튿날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사건이다.
과거 문재인정부에서 자진 월북으로 추정된다는 중간수사 결과가 나왔다. 김 총경은 당시 해경청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며 3차 수사 결과 발표에 참석해 “이씨가 꽃게 구매 대금을 도박에 탕진해 월북을 생각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출범 뒤인 2022년 해경과 국방부가 자진 월북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기존의 수사 결과를 번복했다. 이에 감사원은 김 총경이 수사 내용을 왜곡해 이씨의 월북 판단 근거를 작성했다며 해경청에 징계를 요구했다.
이후 해경청은 허위공문서 작성 등 혐의로도 검찰에 고발된 김 총경을 2023년 12월 29일 직위해제했다. 이미 김 총경은 2022년 7월부터 보직을 받지 못해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였다.
법원은 이 같은 조치가 부당한 인사권 남용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는 이미 장기간 보직을 받지 못해 신분상·재산상 불이익을 받고 있었다”며 “실질적으로 존재하지도 않는 직위의 해제 처분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서해 피격 공무원’과 관련한 해경청의 내부 징계는 법원에 의해 잇따라 뒤집히고 있다. 앞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으로 이번 사건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한 윤성현 전 남해해경청장이 해경청장을 상대로 낸 정직과 직위해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