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건설비’를 앞세워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트램 사업이 곳곳에서 삐걱대고 있다. 사업비 급증과 공사 지연, 도로 통제에 따른 교통 혼잡 우려가 겹치면서 당초 기대했던 ‘저비용·고효율 교통수단’이라는 장점이 무색해지고 있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 트램(노면전차) 건설 총사업비가 2020년 기본계획 승인 당시 7492억원에서 올해 6월 기준 1조 6584억원으로 폭등했다. 2022년 기본설계 단계에서 트램 사업비는 기본계획 당시 7492억원에서 2024년 기본설계에서 1조4782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됐고 실시설계 단계에서 1조5069억 원으로 결정됐다. 최근엔 상수도와 전기·통신·열배관 등 지장물 이설비와 토지보상비, 안전시설 설치비로 1500억 원이 추가 증액됐다.
물가와 환율까지 고려하면 개통까지 총사업비가 최대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사업비 폭증 등으로 대전 트램의 목표 개통 시기는 2028년에서 2030년으로 연기됐고 대전시의 재정 부담도 극에 달하고 있다.
공사가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교통 불편 민원도 거세지고 있다.
대전 트램은 2024년 12월 착공 이후 현재 14개 본선 공구 전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일부 구간에선 왕복 차로가 부분 통제돼 출퇴근 시간대 정체와 교통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다. 대전역 지하차도는 올해 초부터 1차로를 차단해놓고도 실제 공사에 들어가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대전 트램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다.
박용갑 국회의원(대전 중구)은 “완공까지 2조원가량 들 텐데 지금이 가장 낮은 비용으로 철회할 때 아니겠냐”며 “트램이 대전의 도로 구조와 향후 교통량을 감당하기 어려운 만큼 트램 사업을 완전 철회하고 다른 대중교통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램 사업을 둘러싼 진통은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국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는 울산은 도시철도 1호선으로 수소트램을 추진했으나 6·3지방선거에서 김상욱 시장이 당선된 후 ‘적자 가능성’을 이유로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국내 최초 무가선 저상트램으로 추진되던 부산 오륙도선도 사업성 부족으로 좌초됐다.
경기 지자체들의 트램 사업도 마찬가지다. 수원 1호선트램은 사업비 급증으로 10년 넘게 정체돼있고 시흥·부천·안산도 경제성 조사에서 동력을 상실한 상태이다.
안정화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램 도입을 추진하는 지자체의 상황을 보면 애초 취지를 상실한 채 급전방식 선정에 매몰돼있다”며 “시간이 지체되면서 사업비가 증가하고 경제성 문제가 발생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트램 사업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