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목적으로 여고생을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윤기(23)의 1심 선고가 오는 30일 내려진다. 이번 재판은 실질적 사형 폐지국인 국내에서 오랜만에 사형 선고가 내려질지 여부와 함께,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까지 겹치며 큰 사회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는 오는 30일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 제201호 법정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장윤기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연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보행로에서 이채원(당시 16) 양을 살해하고, 비명을 듣고 제지하던 남학생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초 경찰은 일반 살인죄를 적용해 사건을 송치했으나, 검찰의 보완 수사를 거쳐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뿐인 ‘강간살인’ 혐의로 변경되어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는 범행 이틀 전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을 스토킹·성폭행하고, 과거 사회복무요원 시절 청소년의 신체를 불법 촬영한 여죄도 함께 포함됐다.
재판 과정에서 장윤기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에게 송구스럽다”며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수감 중 동료 재소자에게 ‘여고생 판타지’라는 발언을 하는 등 진정성 없는 태도를 보여 공분을 샀다. 검찰은 “사회 복귀 시 살인 및 성폭력 범죄의 재범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우리나라는 마지막 사형 집행 이후 장기간 집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국제적으로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국내에서 가장 최근 사형 선고를 확정받은 이는 2014년 ‘GOP 총기 난사’ 사건의 임모 병장으로, 2016년 2월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바 있다. 장윤기에게 실제 사형이 선고될지 여부에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한편 이번 사건은 피의자의 아버지가 현직 경찰관이라는 점에서 초기 경찰의 ‘부실·봐주기 수사’ 논란을 낳기도 했다. 일선 형사들이 수사 기밀과 핵심 증거물인 ‘리얼돌’ 등을 장윤기 아버지에게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며, 당시 수사를 지휘한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지휘부 4명 등도 검찰에 송치되거나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