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도시철도 2호선 수소트램(노면전차) 건설 총사업비는 올해 6월 기준 1조6584억원으로 추산된다. 2020년 기본계획 승인 당시 총사업비(7492억원)보다 2배 넘게 폭등했다. 물가와 환율까지 고려하면 대전 트램 개통까지 총사업비가 2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전 트램의 목표 개통 시기는 2028년에서 2030년으로 연기됐다. 사업비가 폭증하면서 대전시의 재정 부담은 치솟고 있다. 개통 지연으로 공사가 장기화하면서 시민들의 교통 불편 민원도 거세지고 있다. 지역사회에선 ‘급전방식 변경’이나 ‘사업 백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렴한 건설비’를 앞세워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트램 사업이 곳곳에서 삐걱대고 있다. 사업비 급증과 공사 지연, 도로 통제에 따른 교통 혼잡 우려가 겹치면서 당초 기대했던 ‘저비용·고효율 교통수단’이라는 장점이 무색해지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트램의 전력 공급(급전) 방식을 바꾸거나 이미 착공한 사업의 중단을 검토하고 있으나 사업 변경 및 철회 시 발생하는 막대한 매몰 비용과 법적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높은 단가, 운영비 등 수소 트램 딜레마
◆경제성 부족에 적자 부담까지
트램 사업을 둘러싼 진통은 대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울산시 역시 재정 부담을 이유로 트램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취임 후 트램 사업을 일시 중단시켰다가 재개했다.
지난 3월 이미 차량 제작이 시작되고 공사 계약도 체결돼 철회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사업을 엎을 경우 이미 확보한 국비 420억원은 정부에 반납하고 설계용역 등에 쓰인 100억원도 매몰 비용 처리된다. 그러나 개통 후에 매년 114억원가량의 운영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울산시는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내년 초 본격 착공 전까지 사업을 멈출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부산시는 ‘국내 1호 트램’이었던 오륙도선을 최근 접었다. 470억원을 들여 무가선 저상트램 실증에 나섰지만 경제성 부족으로 사업을 종료했다. 부산시는 실증사업비 130억원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 반환한다.
경기 수원시 트램 건설도 사업비가 당초보다 1500억원 솟구치면서 10년째 공회전하고 있다. 민간 투자 유치가 녹록지 않고 공사 기간이 늘어날수록 사업비가 증가하는 탓에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경기 시흥시는 기존 오이도 연결선의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새 노선으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시흥시 관계자는 “트램은 도로를 점유하기 때문에 경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친환경 트램 특성을 반영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을 승인받은 제주는 최근 수소트램 중단을 선언했다. 위성곤 제주지사는 “높은 그린수소 생산단가와 수요처 부족을 이유로 수소트램 정책을 중단하고 전기트램 방식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트램 건설이 경전철 실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경기 의정부·용인과 부산 김해경전철은 처참한 운영 성적을 보이고 있다. 의정부경전철은 당초 일일 이용수요를 7만9049명으로 예상했지만 개통 초기 1만5000명 수준에 그쳤다. 민간 운영사는 누적적자를 견디지 못해 2017년 파산했다. 개통 이후 의정부시의 누적 재정부담은 3000억원에 이른다. 용인경전철도 실제 이용객이 당초 예상 수요인 13만9000명에 못 미치면서 재정부담과 주민소송으로 이어졌다.
김해경전철 역시 일일 30만6000명을 예상했지만 실제 이용객은 5만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개통 이후 지난해까지 부산시와 김해시가 부담한 적자 보전과 운영비, 초기 투자비 등도 8000억원을 넘어섰다.
최정우 목원대 교수(도시공학)는 “트램 등 대중교통은 교통수단을 넘어 도시비전을 가져가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며 “결정한 후에는 정치적 논리를 배제하고 시민 편의를 위한 취지에 맞게 단계별 개통 등 시민 불편을 줄이고 사업비를 낮출 수 있는 전략을 꾸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