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농구, 32년 만에 원정우승 쾌거 이해란 24점·강이슬 21점 활약 조직력·외곽포로 신장 열세 극복
男 3대3 농구도 사상 첫 ‘금빛 슛’ 女, 태국 꺾고 값진 동메달 추가
한국 농구가 새로운 ‘황금세대’를 맞이했다.
남자 농구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여자 농구도 중국과 일본을 잇달아 무너뜨리면서 우승을 차지해 12년 만에 남녀 동반우승의 쾌거를 이뤘다.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26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펼쳐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고야=뉴스1
여기에 남자 3대3 농구도 금빛 샷을 꽂아 넣으며 축제를 즐겼다.
남자 농구가 지난 20일 금메달 소식을 전하면서 여자 농구 대표팀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의지와 함께 부담감을 동시에 갖고 있었다.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박지수(KB), 박지현(로스앤젤레스 스파크스)이라는 두 기둥이 부상과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일정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해 엔트리 12명도 채우지 못하고 11명으로 출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은 강적들을 연거푸 꺾고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한국은 지난 26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농구 여자부 결승전에서 일본을 75-70으로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농구가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선 것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또 외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농구가 우승한 것은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이번이 32년 만이다.
이번 대회 우승의 최대 고비는 전날 열렸던 중국과의 준결승이었다. 한국은 전날 정확한 신장은 밝히지 않았지만 223∼226㎝로 알려진 중국 센터 장쯔위를 앞세운 ‘만리장성’을 85-80으로 꺾으며 금메달을 향한 진군을 시작했다. 평균 신장만 10㎝가 넘게 차이 나는 높이의 열세를 2024년부터 대표팀을 지휘해 온 박수호 감독이 다져놓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트랜지션과 유기적인 패스, 외곽 공격으로 극복한 결과였다.
그 기세는 결승까지 이어졌다. 일본을 상대로 42-23, 19점 차로 크게 앞선 채 전반을 마무리했고 3쿼터까지도 63-51로 두 자릿수 리드를 유지하며 낙승을 기대했지만 일본의 추격은 만만치 않았다. 일본은 경기 종료 6분27초 전 62-66, 4점 차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72-68로 리드를 유지하던 한국은 종료 15초를 남기고 골밑 득점을 허용해 72-70, 단 2점 차까지 좁혀졌다.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던 경기 종료 14초 전, 강이슬(우리은행)이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모두 림에 꽂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한국은 그대로 짜릿한 금빛 피날레를 완성했다. 이날 한국에서는 이해란(삼성생명)이 24점을 쏟아붓고 리바운드 9개를 잡아내며 승리의 선봉에 섰다.
강이슬도 21점 7리바운드, 이소희(BNK)도 16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박수호 감독은 “선수층이 얇다는 우려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하나로 뭉쳐 열심히 따라와 주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느꼈다”면서 “이번 우승이 여자 농구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주장 강이슬도 “금메달로 우리를 향한 주변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보여드린 것 같다. 여자 농구가 한 단계 도약할 타이밍이 온 것 같아 개인적으로 굉장히 뜻깊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남자 3대3 농구에서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대표팀 선수들. 왼쪽부터 김승우, 이주영, 이동근, 구민교. 연합뉴스
남녀 농구뿐 아니라 한국 농구는 이번 대회 3대3 대표팀도 남녀 동반 메달을 수확했다.
이주영, 김승우(이상 연세대), 이동근(고려대), 구민교(성균관대)로 구성된 한국 남자 3대3 농구 대표팀은 지난 25일 일본 나고야 긴조후토역 광장 특설 코트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카타르를 19-10으로 꺾고 이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끈끈한 수비와 정교와 외곽포로 평균 신장이 200㎝가 넘는 카타르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최예슬(삼성생명), 허유정(신한은행), 송윤하(KB), 김정은(BNK)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3대3 농구대표팀도 같은 날 열린 3·4위전에서 태국을 21-8로 완파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