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그간 청취한 민심을 전하며 본격적인 정기국회 민생·예산 대결을 예고했다. 여당은 민생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며 야당의 대여 공세를 ‘정쟁’으로 바라보는 민심이 많았다고 주장한 반면, 야당은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불만이 누적되면서 민심이 ‘폭발 직전’이라며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연휴를 보내며 민심을 확인한 여야는 다음달 6일부터 3주간 이어지는 국정감사에서 이재명정부 2기 개각 인사와 대법관 재제청 사태 등 각종 현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민생 외치며 내부단속 나선 與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가장 큰 관심사가 민생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정·청이 원팀이 돼 민생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칠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연휴 기간 국민에게 무겁게 들은 말은 민생이었다”며 “수출이나 경제 성장률이 대한민국 최전성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갔지만, 경제성장 온기가 골고루 퍼지지 못하는 것들은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여당에 뼈아픈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연적 경제지표는 많이 좋아졌지만, 국민이 느끼는 살림살이는 여전히 녹록지 않았다”며 “성장의 과실과 온기가 골고루 퍼져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유시민 작가를 비롯한 진보 진영 내부의 이 대통령 비판에 대해선 자제 요구도 뒤따랐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유 작가의 발언과 관련해 “과유불급이라는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 당원, 여당 지지층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청이 하나가 돼서 힘 있는 여당이 되라는 말씀을 주셨다”고 소개했다. 조승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과 당의 신뢰가 약해진 상황을 걱정하고 계신다. 서로 갈등과 반목을 하지 말고 집권세력으로서 안심하고 지지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해달라는 질책”이라고 민심을 분석했다.
◆민심이반 지적하며 국감 벼르는 野
반면 국민의힘은 추석 민심을 “일촉즉발”이라고 규정하며 이재명정부의 국정 운영 전반에 대한 민심의 반발이 컸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통령이 미국 간 뉴스를 보면서, ‘차라리 안 왔으면 좋겠다’고 하는 분도 한둘이 아니었다”며 “이게 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마음”이라고 직격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 북한 포로 송환 문제 등을 언급하며 “나라와 국민을 지킬 생각이 없다면, 지금이라도 스스로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기 바란다”고 직격했다. 다만 장 대표는 ‘장외 집회’ 계획에 대해서는 “앞으로 대통령과 민주당이 어떻게 하는지 좀 더 살펴보겠다”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석 연휴 지역 안팎에서 마주한 현장 민심은 그야말로 폭발 직전의 ‘분노’였다”며 “고물가, 부동산 참사, 대출규제, 농지 전수조사 등 손대는 것마다 펑펑 터지는 ‘지뢰밭 정권’의 맹폭에 국민은 하루하루가 도탄지고(塗炭之苦)에 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다음달 6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에서 용혜인·김승원 전 장관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를 고리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부실 문제를 집중 추궁하고 김 실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하며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 인사라인을 정조준할 방침이다. 아울러 대법관 재제청 사태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사태, 부동산 정책 등 경제·민생 현안까지 전선을 넓혀 전방위 공세에 나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