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대규모 투자를 지렛대로 피지컬AI·로봇, 청정수소,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를 3대 축으로 하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에 나선다. 새만금에 집중된 선도기업의 투자 효과를 지역 전체로 확산해 14개 시군이 산업·부품·인력·실증·정주 기반을 분담하는 ‘전북 원팀’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27일 전북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새만금 1100㎡ 부지에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100㎿급 AI데이터센터에 5조8000억원, 데이터센터와 수전해 설비에 전력을 공급할 재생에너지에 1조3000억원이 투입된다. 200㎿급 수전해 플랜트에는 1조원이 투자돼 하루 18t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연간 1만5000대 규모의 물류·배송 로봇 제조공장과 AI 수소도시도 조성될 예정이다. 전북도는 이를 통해 16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7만1000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전북도는 특히, 로봇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부터 실증·인증, 부품 양산까지 연결되는 피지컬AI 산업 생태계를 구축한다. 전북은 국내 중대형 상용차의 97%를 생산하고 농기계와 건설기계 산업도 집적돼 있어 인공지능을 실제 기계와 장비에 적용하는 데 강점이 있다. 반면, 지역 기업의 설계·제어 역량과 연구 성과를 실제 양산으로 연결하는 체계는 보완 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민선 9기 공약인 한국피지컬AI진흥원(가칭)을 설립해 상용차·농업·로봇·특장차·건설기계 실증센터를 구축하고, 메가특구 지정을 통해 규제 부담을 낮춘 실증 환경을 조성한다. K-로봇 실증공유센터에서는 로봇 핵심부품의 연구개발과 실증·인증을 지원하고, 전북대-현대차 공동 캠퍼스와 AI 마이스터고를 통해 산업 현장에 필요한 인력도 양성할 계획이다.
청정수소 산업은 생산·저장·활용을 잇는 ‘그린수소 혁신밸리’ 조성에 초점을 맞춘다. 부안 수전해 실증 사업으로 기술 국산화를 앞당기고 새만금 수전해 플랜트가 적기에 들어설 수 있도록 인허가와 지역 수요처 발굴을 지원한다. 완주에는 수소 상용 모빌리티 특화단지를 조성해 수소 생산에서 모빌리티까지 이어지는 산업 가치사슬을 구축한다. 전북도는 그린수소 생산 보조금 신설과 광역 수소 배관망 구축 등 정부 지원도 건의할 방침이다.
AI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새만금의 재생에너지와 부지, 통신망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특히, 내년 준공 예정인 국제 해저광케이블 육양국과 연계해 데이터센터 산업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조업 중심의 현행 입지·인허가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새만금을 AI데이터센터 특구로 지정받아 전력·입지·세제 지원을 확보하고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도내 기업과 연구 기관이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AI 공급·수요 기업 생태계도 확대한다.
현대차그룹 투자의 파급 효과는 새만금에 국한하지 않는다. 군산·김제·부안은 새만금의 부지와 항만,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산업 거점으로 육성하고, 전주·익산·완주·정읍은 자동차·기계 부품 산업의 AI·로봇 전환을 이끄는 제조 혁신 중심지로 조성한다. 동부권은 농생명·산림·관광·생활 서비스 분야에 로봇과 AI를 접목하는 실증 거점으로 연결한다.
전북도는 앞으로 시군별 후보 사업을 발굴해 권역별 산업 패키지로 묶고 국가사업과 정부 공모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새만금의 대규모 선도 투자를 지역 전체의 산업전환과 기업 성장,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 특정 지역에 투자가 집중되는 효과를 넘어 도내 산업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양선화 전북도 미래첨단산업국장은 “새만금을 투자 거점으로 삼되 14개 시군이 각자의 강점으로 공급망과 인력, 실증과 정주를 분담하는 전북 원팀 산업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도는 선도 투자와 제도 개선, 국비 확보를 총괄하고 시군과 기업·인력·수요·정주 기반을 준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