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묵은 천안 서곡지구, 시민 품으로 돌아오나

장기수 시장, 환수 역점 과제
독립기념관과 공동 개발 추진
지역 정가·시민사회도 힘 실어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해 충남 천안시가 40년 전 내놓았지만 상당 부분 활용되지 않은 서곡지구 96만㎡(약 30만평)를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리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과거 행정이 소유권을 되찾을 수 있는 대응 시기를 놓친 땅을 이제라도 환수하거나, 여의치 않다면 독립기념관과 공동 개발해 시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천안시와 지역 정치권에 이어 시민사회까지 한목소리를 내면서 오랫동안 묻혀 있던 서곡지구 문제가 지역 차원의 환원운동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27일 천안시에 따르면 서곡지구의 사연은 독립기념관 건립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3년 당시 천원군(현 천안시)은 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해 약 120만평의 토지를 매입했고 1986년 독립기념관에 양여했다. 이 가운데 서곡지구는 약 96만㎡에 달한다.



당시 등기에는 ‘10년 이내 양여 목적 외 사용 또는 목적 미이행 시 계약을 해약할 수 있다’는 취지의 특약이 설정됐다. 그러나 1987년 독립기념관 개관 이후 서곡지구 상당 부분이 개발되지 않았는데도 천안시는 특약을 활용할 수 있었던 1990년대에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

천안시가 환수 가능성을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다. 하지만 이미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여서 법률 검토 결과 승소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실제 소유권 반환 절차로 이어지지 않았다.

40년 묵은 문제는 최근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장기수 천안시장은 취임 전부터 서곡지구 환수 또는 공동활용을 제안했고 이를 민선 9기 공약으로 이어갔다. 법적 환수가 어렵다면 독립기념관과 천안시가 공동 개발해 시민들이 이용하는 역사·문화·생태·관광 공간으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지역 정치권도 힘을 보태고 있다. 독립기념관 이사인 문진석 국회의원은 장 시장, 김희곤 독립기념관장과 만나 서곡지구 공동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등 천안시와 독립기념관 사이의 가교 역할에 나섰다. 소유권 반환이라는 법적 난제를 풀어가는 동시에 실질적으로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돌려놓겠다는 취지다.

묻혀 있던 서곡지구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도 가세했다. ‘독립기념관 서곡 30만평 환원 범시민추진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서곡지구 환원과 공익적 활용을 촉구하고, 천안시·독립기념관·국가보훈부·전문가·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과 국가사업화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