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7일간의 미국·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이재명 대통령은 산적한 국내 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 ‘내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청와대 참모진 개편을 필두로 한 인사 쇄신부터 조희대 대법원장과의 대법관 재제청 공방, 여권 내홍,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 등 정치적 부담이 큰 난제들을 놓고 이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하느냐가 향후 국정 지지율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靑 개편으로 ‘변곡점’ 만드나
26일(현지시간) 멕시코 펠리페 앙헬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길에 오른 이 대통령은 27일 밤 한국에 도착했다. 이 대통령은 귀국길 경유지인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순방에 동행한 기자들과 즉석 차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연이은 장관 후보자 낙마에 따른 ‘인사 시스템 부실’ 논란을 안고 순방길에 올랐던 만큼, 청와대 참모진 재정비에 곧바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 순방 출국 당일인 지난 21일 인사 논란 등에 종합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사의를 표명했다. 국정 쇄신 계기로 삼으려 했던 개각 카드가 오히려 정권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데다 다음달 새 형사사법시스템 시행을 앞두고 법무부 장관 공석이 장기화하는 등 득보다 실이 많아진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진 교체 카드를 변곡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달 초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사퇴 후 공석인 정책실장 인선이 함께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여권 내홍을 수습하고 진영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일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에 “우리는 ‘빛의 혁명’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고, 저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 책임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일꾼이 됐다”며 “맡겨진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데 신명을 바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다만 한 가지 부탁이 있다. 저 혼자로는 역부족”이라며 “국민의 관심과 격려, 특히 대통령 친구님들의 참여와 실천이 꼭 필요하다. 함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범여권을 향해 우호적 메시지를 던지는 동시에 검찰개혁을 둘러싼 강경파의 반발은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 동포간담회에서 과거 국가보안법 독소 조항 제거가 강경파의 전면 폐지 주장으로 무산됐던 전례를 거론하며 “지금도 비슷한 상황들이 벌어진다. 뭔가 자신들의 선명함을 드러내기 위해 과한 주장을 한다”며 “선명해서 멋있을지는 몰라도 실제로 좋은 결과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급적이면 저항도, 반발도 최소화하고 실효적·실용적으로 실질적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선 해당 발언을 두고 최근 검찰개혁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비판한 유시민 작가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범여권 강경파가 반대하는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지도 이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이 대통령이 특검에 이어 ‘내란 사건’의 후속 수사를 맡을 특별수사본부 구성을 지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구체적인 조치가 있을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