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있는 컨테이너 숙소 ‘물난리’ 났는데…티켓 90% 팔렸다는 조직위 [아시안게임]

개회식·13개 종목 판매율 90% 넘어…8개 종목은 60%에도 못 미쳐
3만석 미즈호 육상경기장 100m 결승전 관중은 수용 규모의 약 4분의 1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대회 운영 F급”…조직위, 운영상 실수 공식 사과
1000억엔 절감했지만 양대 대회 경비 2980억엔…총비용은 3700억엔

[나고야=권준영 기자] 지난 2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경기장. 3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에서 아시안게임 남자 100m 결승이 열렸지만 관중석 곳곳은 비어 있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수용 규모의 약 4분의 1에 그쳤다.

 

그런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조직위)가 집계한 티켓 판매율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조직위가 지난 25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3일 기준 개회식과 13개 종목의 티켓 판매율은 90%를 넘었다. 7개 종목은 80~90%, 13개 종목은 60~80%가 팔렸다. 반면 축구·야구·하키·크리켓 등 대규모 경기장에서 열리는 종목을 포함한 8개 종목은 판매율이 60%에도 미치지 못했고, 폐회식 역시 60% 아래였다.

 

위 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Open 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문제는 높은 티켓 판매율이 실제 관중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무라테 사토시 조직위 사무총장은 26일 AFP통신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만석을 목표로 티켓 판매를 계속하는 한편, 이미 좌석을 확보한 관람객들이 실제 경기장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한 세션에 여러 경기가 열릴 경우 관심이 높은 경기에만 관중이 몰리는 데다, 기업 후원사 등 대회 관계자에게 배정된 좌석이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티켓 판매뿐 아니라 대회 운영에서도 곳곳에서 문제가 드러났다. 국가대표 선수들이 머무는 컨테이너형 숙소에서는 물이 새는 일까지 발생했다.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이번 대회 운영을 두고 “F급”이라고 평가하면서 숙소와 수송 배차, 훈련 환경 등이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계속된다면 “심각한 무능”이라고 비판했다. 조직위도 26일 숙소와 수송 등 운영상 실수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현장 운영뿐 아니라 대회 개최 비용에서도 당초 계획과 실제 규모 사이의 간극이 나타났다. 아이치현이 아시안게임 개최를 추진할 당시 대회 경비는 850억엔으로 추산됐다. 이후 아시안패럴림픽 350억엔을 더해 양대 대회의 초기 계획은 1200억엔 규모가 됐다. 이후 아이치현은 지난해 12월 양대 대회의 조직위원회 관련 경비만 2980억엔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개최 도시의 인프라 정비와 관련 사업 등을 포함한 전체 비용은 약 37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아이치현은 비용을 낮추기 위해 대규모 선수촌 건설 계획을 접고 기존 호텔 등을 활용해 600억엔을 절감했다. 수영·승마 종목을 도쿄로 옮겨 210억엔을 줄였고, 경기장 임시시설 규모 축소와 축구 경기장 감축, 호텔 통합, 선수단 체류 기간 단축 등을 통해 비용을 추가로 줄였다. 마라톤 수영을 없애는 방안까지 포함해 주요 절감 항목만 1020억엔에 달했다.

 

하지만 비용을 줄이려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물가와 환율 상승 등에 따른 추가 부담은 피하지 못했다. 아이치현 자료에 따르면 비용 산정 과정에서 개최 종목이 당초 36개에서 41개로 늘면서 80억엔이 추가됐고, 건설자재·숙박료 상승과 인건비 증가, 엔화 약세 등으로 550억엔이 늘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경기단체 등과의 협의·조정 과정에서도 600억엔이 늘었다. 이동식 숙소와 크루즈선, 추가 호텔 확보를 비롯해 경기장 운영과 장비 조달, 국제심판·관계자의 숙박과 식사, 개·폐회식 관련 비용 등도 지출 증가 요인으로 반영됐다.

 

비용 증가의 배경이 된 물가와 환율의 변화도 구체적인 수치로 확인된다. 일본 국내 기업물가지수는 2015년부터 2025년까지 약 1.3배 올랐고, 건설자재 가격지수는 2016년 9월부터 2025년 11월까지 약 1.5배 상승했다. 공공공사 설계노무단가도 2015년 대비 2025년에 약 1.5배가 됐다. 숙박비 역시 2023년 3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1.5배 뛰었다. 엔·달러 환율은 2016년 달러당 109엔에서 2025년 155엔으로 높아졌다.

 

아이치현은 대회 개최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강조해왔지만, 제시된 수치는 현재까지 확인된 실적이 아니라 전망치다. 아이치현은 아시안게임과 아시안패럴림픽을 통해 2016년부터 2036년까지 아이치현에서 1조8177억엔, 일본 전체에서 3조6831억엔의 생산유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기간 대회 관련 수요 증가액은 아이치현 기준 1조6244억엔으로, 대회 직접 관련 수요 5131억엔과 대회 이후의 레거시 수요 1조1113억엔을 합친 규모다. 고용 유발 효과는 아이치현 16만9204명, 일본 전체 27만1125명으로 추산됐다. 아이치현의 계산에는 대회 기간의 소비와 투자뿐 아니라 2036년까지 경기장·도시 인프라 활용과 관광 등 대회 이후의 레거시 효과까지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