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사건 관리와 지휘를 소홀히 해 감찰을 받은 경찰관 10명 중 6명이 일선 수사를 총괄하는 경감·경위 계급인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실무와 지휘를 잇는 중간 관리자 계층의 부실 수사 비위가 두드러지지만, 실질적인 징계로 이어진 비율은 11%대에 불과해 내부 통제 체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 6월까지 ‘사건처리 부적절’ 및 ‘지휘·감독 미진’ 사유로 적발된 경찰관은 모두 452명이다.
◆ 수사 현장 이끄는 ‘경감·경위’ 비위 집중… 전체의 58.9%
계급별 적발 현황을 보면 팀장급인 경감이 155명(34.3%)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바로 아래 실무 책임자인 경위가 111명(24.6%)으로 뒤를 이었다. 두 계급을 합산한 인원은 266명으로 전체 비위 대상자의 58.9%에 달한다.
경감은 통상 일선 경찰서 수사·형사과에서 팀장을 맡아 사건 처리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는다. 경위 역시 경사 이하 실무 수사관들을 지휘하며 현장을 조율하는 핵심 실무자로 꼽힌다. 수사 조직의 중심축 역할을 해야 할 계급에서 사건 방치와 지휘 부실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면서 일선 수사 통제망에 공백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허위 수사보고부터 영장 미집행까지… 징계 처분은 11.2% 불과
적발 사유를 세부적으로 보면 단순 역량 부족을 넘어선 중대 비위 사례가 다수 포함됐다. 수사 지연, 압수수색 영장 집행 미진, 추적 수사 미흡 등 범죄 사실 규명을 지연시킨 사례는 물론, 수사보고 허위 작성 및 누락, 검사의 재수사 요청 불이행, 절차 위반 등 고의성이 의심되는 사안도 확인됐다.
실제 2025년 경기남부경찰청 화성동탄경찰서에서는 수사 절차 위반과 보고 누락으로 해당 경찰관이 정직 처분을, 지휘 책임이 있는 상급자가 감봉 처분을 받았다. 2022년 충북경찰청 충주경찰서에서는 수사보고를 허위 작성한 경찰관이 강등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징계로 이어진 비율은 미미했다. 전체 감찰 대상자 452명 가운데 인사 기록에 남는 견책 이상 징계를 받은 인원은 51명(11.2%)에 그쳤다. 나머지 10명 중 9명에 달하는 인원은 단순 주의·경고나 불문종결 등 가벼운 행정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서명옥 의원은 “주의·경고 수준의 솜방망이 처분에 그치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사건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하는 경찰의 내부 통제와 책임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드러났다”며 “사건이 지연되거나 방치되기 전에 현장에서 바로잡을 수 있는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