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취임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서울 아파트값이 문재인 정부 당시 세운 역대 최장 기록인 ‘85주 연속 상승’에 도달하면서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무거운 시험대에 올랐다. 특히 최근 상승세는 당시보다 누적 상승률이 2배를 웃돌 만큼 가팔라 시장 안정이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홍 장관은 규제 강화보다는 ‘공급 실행력’을 높여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용산공원 등 서울 핵심지 공급을 위해서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수적인 만큼 향후 정책 공조가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셋째 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3% 상승했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값은 역대 최장이었던 문재인 정부 시기(2020년 6월 둘째 주∼2022년 1월 셋째 주)와 같은 85주 연속 상승을 기록했다.
다음 주에도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문재인 정부 당시 세운 역대 최장 기록을 넘어 새 기록을 쓰게 된다. 상승 속도는 당시보다 훨씬 가파르다. 최근 85주간 누적 상승률은 17.5%로, 문재인 정부 당시 최장 상승기 누적 상승률인 7.7%의 두 배를 웃돈다. 홍 장관은 지난 23일 취임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역대급 부동산 상승장을 마주한 셈이다.
홍 장관은 ‘공급 실행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문재인 정부의 김현미 전 장관이 한 달에 한 번꼴로 규제책을 내놓으며 ‘규제 강화’에 무게를 뒀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단순히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착공에 속도를 내 주택시장을 빠르게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실제로 홍 장관은 23일 취임사에서 “주택공급은 계획과 숫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3기 신도시와 도심 주택사업의 속도를 높여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게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도 3기 신도시인 부천대장 공공주택지구를 찾아 택지 조성과 주택공급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그는 “주택공급은 계획보다 실행이 중요하다”며 3기 신도시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주문했다. 부천대장지구는 서울과 인접한 부천 대장동 일원에 약 2만 가구를 공급하는 3기 신도시다. 2024년 12월 첫 주택 착공에 들어갔으며 A5·A6블록 1600가구가 내년 11월 처음 입주할 예정이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총 135만 가구, 연평균 27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올해 두 차례 추가 공급대책을 내놓으면서 전체 공급계획은 약 150만 가구 수준으로 확대됐다. 결국 김윤덕 전 장관 재임 당시 발표한 공급대책 물량을 얼마나 빠르게 실제 착공과 입주로 연결하느냐가 홍 장관의 첫 성적표가 될 전망이다.
다만 서울 핵심지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용산공원 등 서울시와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고 항소심 재판을 앞두는 등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향후 서울시와 국토부 간 공급 정책 공조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