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권준영 기자] 동생의 한 발이 0점으로 처리되는 순간, 금메달을 향하던 한국의 발걸음도 꼬였다. 하지만 맏언니가 마지막까지 버텼다. 봉서린(광주시체육회)이 속사에서 292점을 쏘며 한국을 은메달로 이끌었다.
봉서린과 양지인(우리은행), 오예진(IBK기업은행)은 28일 일본 아이치현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25m 권총 개인전 본선 겸 단체전에서 합계 1735점(엑스텐 65개)을 기록해 2위에 올랐다. 중국이 1743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고, 대만은 1734점으로 동메달을 가져갔다.
한국은 이 종목 단체전이 열린 최근 4개 대회에서 모두 메달을 따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시작으로 2014년 인천 대회에서 금메달, 2022년 항저우 대회에서 동메달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시상대에 올랐다.
전날까지만 해도 금빛 전망이 밝았다. 한국은 완사에서 870점을 합작해 중국(868점)을 2점 차로 앞서며 선두로 속사에 들어갔다. 그러나 속사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양지인이 21번째 발을 쏘는 과정에서 제한 시간을 넘겼다. 해당 발은 0점으로 처리됐다. 전날 완사에서 292점으로 선두에 올랐던 양지인은 속사에서 283점을 기록했고, 최종 575점으로 개인전 17위에 머물렀다.
속사에서 금메달 경쟁의 흐름이 바뀐 순간, 봉서린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속사 첫 10발에서 98점을 쏜 봉서린은 다음 5발에서 47점으로 주춤했다. 그러나 이어진 5발을 모두 10점에 꽂으며 50점 만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10발에서도 97점을 보태 속사 합계 292점을 완성했다.
봉서린은 완사 289점에 속사 292점을 더해 본선 합계 581점(엑스텐 14개)을 기록했다. 전체 7위에 올라 개인전 결선에도 진출했다.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한 결선 진출이다. 오예진은 579점(엑스텐 24개)으로 10위, 양지인은 575점(엑스텐 27개)으로 17위를 기록했다.
양지인은 경기를 마친 뒤 “같이 준비한 팀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은 무산됐지만 봉서린에게는 아직 개인전에서 만회할 기회가 남았다. 봉서린은 이날 오후 개인전 결선에서 아시안게임 여자 25m 권총 개인전 금메달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