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별 릴레이… 세계 120개국 시민들 3만㎞ 평화의 길 연결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70년-글로벌 평화운동]

지구촌 전역으로 뻗어나간 대장정

2013년 ‘한일 3800㎞ 평화의 자전거 통일대장정’으로 출발한 평화의 길은 이듬해 14개국으로 확대됐다. 2015년부터는 ‘피스로드’라는 이름 아래 세계시민이 참여하는 국제 평화통일운동으로 본격화됐다. 도로와 터널이 국가 간 합의로 연결되기 전에 시민들이 먼저 걷고 달리며 마음의 국경을 허물기 시작한 것이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열린 ‘2015 피스로드 종주 완료 후 120개국 참가자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반도 통일과 세계평화 실현을 기원하고 있다.

시민들이 먼저 걷고 달리며 마음의 국경 허물어

 

광복 70주년을 맞은 2015년에는 세계 120개국 시민들이 걷기와 자전거, 자동차 등을 통해 약 3만㎞의 평화의 길을 연결했다. 아프리카 희망봉과 칠레 산티아고에서 각각 출발한 평화의 여정은 대륙과 국가별 릴레이로 이어졌다. 아프리카와 유럽, 러시아를 연결하는 노선과 남미·중미·미국·알래스카를 거쳐 일본으로 향하는 노선까지 세계 곳곳에서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 펼쳐졌다. 참가자들은 역사적 장소와 분쟁의 흔적이 남은 지역을 찾아 평화기원문을 낭독하고, 문화행사를 열며 지역사회에 평화의 가치를 알렸다. 일본에서는 홋카이도를 출발한 종주단이 일본 열도를 종단한 뒤 부산으로 건너왔다. 세계 각국의 종주 대표와 한국 참가자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모여 광복 70주년을 기념하는 평화통일대회를 열었다. 서로 다른 대륙과 국가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한반도의 평화통일이라는 하나의 염원 아래 길을 이은 것이다.

 

모든 참가자가 한날한시에 하나의 도로를 달리는 것은 아니다. 각 나라와 지역에서 자신들이 처한 현실에 맞는 길을 정하고, 그 길을 세계적인 평화 노선으로 연결한다. 어떤 지역에서는 자전거로 국경을 넘고, 다른 곳에서는 주요 구간을 시민들이 함께 걷는다. 자동차와 오토바이로 먼 거리를 종주하거나 평화기원식과 문화행사를 결합하기도 했다.

 

참가자도 학생과 교사, 종교인과 정치인, 다문화가정과 지역주민 등으로 다양하다. 특별한 자격이 없어도 걷거나 자전거를 타며 동참할 수 있다. 세계평화를 정부 간 협상이나 국제정치의 과제로만 남겨두지 않고, 평범한 시민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행동으로 바꾼 것이 피스로드 운동의 특징이다.

2026년 경남 창녕군에서 열린 ‘피스로드 통일대장정’ 참가자들이 남북 화해와 통일의 염원을 싣고 자전거로 도심을 달리고 있다.

‘DMZ 피스로드 통일대장정’ 63개국 1200명 참여

 

2016년에는 참가국이 125개국으로 늘어났다. 그해 8월 임진각에서 열린 ‘DMZ 피스로드 통일대장정’에는 63개국 학생 1200명이 참여해 분단의 현장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2017년 2월 국회 잔디광장에서 열린 피스로드 통일대장정 세계 출발식에는 113개국에서 온 세계평화의원연합 소속 국회의원 450명이 동참했다. 이들은 북한의 핵실험에 반대하고,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촉구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시민에게서 시작된 평화의 길에 세계 정치지도자들도 뜻을 보탠 것이다.

 

국내 피스로드 통일대장정은 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이 주관해왔다. 국민연합은 지속적인 민간 통일운동의 성과를 인정받아 2014년 통일운동 부문 통일부 장관상, 2015년 국무총리상에 이어 2016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2014년에는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의 시민자문단체로도 선정됐다. 피스로드가 일회성 행사를 넘어 국민적 통일 공감대를 넓히는 민간운동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지구촌 평화와 한반도 통일 염원을 담은 피스로드 통일대장정은 멈추지 않았다. 울산과 창녕, 순창, 해남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 회원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그 맥을 이었다. 종주단이 자전거로 거리를 달릴 때마다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격려했다.

 

피스로드 참가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분쟁과 갈등으로 막힌 길을 평화의 길로 바꾸고, 국경을 사람을 갈라놓는 장벽이 아닌 서로를 만나게 하는 접점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물리적인 세계평화고속도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은 자신의 발걸음과 자전거 바퀴로 그 길을 먼저 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