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안전 등 민생과 밀접한 17개 업종에서 5년 이내 2회 이상 담합한 사실이 드러나면 곧바로 등록취소·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게 공정거래법 개정이 추진된다. 담합에 따른 가격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경쟁당국이 부과하는 가격재결정명령의 근거 문구를 법에 명문화하는 한편 담합사건 자진신고 사업자에게 부여하는 시정조치 감면 혜택은 폐지된다.
더불어민주당과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개최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반복담합 근절 입법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당정은 우선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담합을 반복(9년 2회 이상 과징금 처분)한 건설사업자의 경우 등록을 말소하는 규정이 있는데, 이를 17개 업종으로 확대하고 제재 수위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대상 업종은 △의약품 제조업, 소방시설업 등 안전·생명분야 △석유 정제·판매업 등 에너지·산업 분야 △폐기물처리업 등 환경 분야 △여객·화물 운송업 등 운송 분야다.
그간 가격재결정명령은 공정거래법 42조의 ‘그 밖의 필요한 시정조치’에 근거해 부과됐는데, 사업자들이 가격을 담합 이전 수준으로 재결정하지 않는 경우 시정조치 불이행으로 볼 수 있을지 불분명한 측면이 있었다. 실제 최근 인쇄용지, 제분사 밀가루 담합 사건에서 업체들이 가격재결정 명령에 반발해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에 시정조치의 한 유형으로 ‘공동행위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의 가격재결정’이란 문구를 공정거래법에 반영하기로 했다.
자진신고 사업자에게 부여하던 시정조치 감면 혜택 제도도 개편된다. 그간 공정거래법은 담합을 자진신고한 1·2순위 사업자에게 과징금·형사고발뿐 아니라 시정조치까지 감면해 줬다. 당정은 “가격재결정명령 등 적극적 시정조치는 담합 가담자 모두에게 적용돼야 실효성이 있다”면서 “현행과 같이 자진신고자에게 시정조치 감면 혜택이 부여될 경우 담합으로 인한 시장질서 왜곡을 해소하기 위한 시정조치 본연의 효과가 제한되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정은 아울러 반복 담합의 적발률을 높이는 차원에서 담합 처분 시효를 현행 12년에서 최대 15년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또 교복 등 교육 분야 공공입찰 담합을 선제적으로 적발하기 위해 교육청을 ‘입찰담합 징후 분석 시스템’(BRIAS)에 의무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협조기관에 포함키로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상혁 의원은 “국정감사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예산과 입법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담합 근절은 소비자들의 민생과 복리후생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 빠르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