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캉이’ 떠난 뒤가 진짜 시작…북항 친수공원이 잊히지 않으려면

부산 바다와 맞닿은 19만㎡ 공원
그동안 여러 해양레저·축제 이어져
‘부캉이’ 이후가 더 중요…SNS 반응

부산 여행의 관문인 고속철도 부산역에 내려 지하철 부산역과 이어진 넓은 광장이 아닌 반대쪽 출구로 나오면 뜻밖의 공원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부산항연안여객터미널과 인접해 넓은 바다를 앞에 둔 북항 친수공원에 발을 내딛는 순간이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27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서 이른 아침부터 시민들이 유영하는 상어 ‘부캉이’를 지켜보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29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금의 북항 일대는 산책하거나 바다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공간이지만 과거에는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북항은 1876년 개항 이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무역항으로 기능했고, 부산 도심 한가운데 있으면서도 시민들에게는 사실상 닫힌 공간이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은 2008년이다. 부산신항 개장으로 유휴화된 북항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기존 항만 기능을 재편하기 위해 북항 1단계 항만재개발사업이 시작됐다. 전체 153만㎡ 규모에 약 2조4000억원이 투입된 국내 최초의 대규모 항만재개발사업으로, 친수공간을 비롯해 항만·상업·업무 기능을 갖춘 새로운 도시 공간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지난 23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무태상어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북항 수로에서 무태상어가 발견된 것은 지난 18일 이후 6일째다. 부산=뉴스1

 

친수공원은 그 중심에 들어섰다. 전체 면적은 19만6000㎡로 축구장 약 27개와 맞먹고, 약 1.3㎞의 경관수로와 보행데크, 공원과 광장 등을 갖췄다. 항만으로 시민에게 닫혀 있던 곳을 바다와 가까이에서 산책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바꿨다.

 

부산시는 2023년 11월27일 북항 1단계 친수공원을 전면 개방했다. 당시 전체 면적 가운데 14만9000㎡의 조성이 끝난 상태였으며, 부산시는 경관수로 등 바다와 맞닿은 공간에서 시민들이 바다를 느끼며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동안 북항에서는 부산항축제를 비롯해 수상레저 체험과 공연 등이 이어졌다. 올해도 부산항 개항 150주년을 맞아 포트라운지와 수상레저체험, 부산항투어 등이 열렸고, 7월말부터 8월초까지는 카약·수상자전거 등 해양레저와 공연·야외 영화 상영을 묶은 ‘2026 북항 오션 SUP FESTA’도 펼쳐졌다.

 

지난 26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서 시민들이 인공수로에 머무르는 상어 ‘부캉이’를 보려 우산을 쓴 채 기다리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북항 친수공원에 지난 18일 뜻밖의 손님이 나타나면서 전국적인 관심이 쏠렸다. 수로에서 몸길이 3~4m로 추정되는 무태상어가 발견됐고 ‘부캉이’라는 이름까지 붙으면서 상어를 보려는 이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평소 산책과 해양레저를 즐기는 곳이었던 북항 친수공원은 순식간에 상어를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관광지가 됐다. 추석 연휴에는 하루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렸다는 보도까지 나왔고, 인근 식당과 카페 등도 특수를 누렸다. 부산시설공단이 공식 집계를 시작한 지난 19일부터 28일까지 친수공원을 찾은 누적 방문객은 무려 60만명을 넘었다.

 

지역 경제에 미친 효과까지 거론됐지만 부캉이가 언제까지 북항에 머물지는 결국 별개의 문제였다. 부산시는 28일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열고 단계별 구조·방류 방안을 마련했으며, 29일부터 선박과 워터펌프를 활용해 상어의 이동을 유도하기로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속적으로 유영 중인 부캉이가 정상적으로 호흡하는 등 전반적인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인공 수로의 폭과 수심 등을 고려하면 장기 체류 시 체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자연 해역으로의 복귀를 유도하기로 했다.

 

추석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27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서 시민들이 수로에서 유영하는 상어를 구경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부캉이가 떠난 뒤의 북항 친수공원은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상어 한 마리가 만들어준 관심을 한때의 유행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방문객들이 지속해서 찾고 관광객들의 ‘가야 할 곳 리스트’에도 오를 수 있는 곳으로 만들 방안을 고민해야 해서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부캉이가 전국에 알려준 북항 친수공원을 앞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이용자는 “친수공간은 바다를 가까이 두라고 만든 곳”이라며 “앞으로 방문하는 이들이 어떻게 하면 공원을 더 즐길 수 있을지 관계자들이 연구해야 한다”고 적어 많은 공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