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우 정당 RN 사상 첫 상원 교섭단체 구성

대선 앞두고 총 12석 확보해
보수 기반 잠식 전국구로 약진
급진좌파 LFI도 상원 첫 진입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상원 선거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둬 사상 처음으로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게 됐다. RN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가를 운영할 준비가 된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심게 됐다.

지난 26일(현지시간) 프랑스 극우 국민연합(RN)의 지도자인 마린 르펜 하원의원이 파리 콩로르드 광장에서 열린 교황 레오 14세가 집전한 미사에 참석해 유권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AFP통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치러진 상원 선거에서 RN은 9명의 당선자를 냈다. 직전 2023년 선거에서는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으나 3년 만에 총 12석을 확보했다. RN 단독으로도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10석을 넘긴 셈이다. 여기에 RN의 동맹 정당인 공화국우파연합(UDR)에서도 상원의원 2명이 새로 당선됐고, 전통적 보수 정당이자 집권당인 공화당(LR) 교섭단체 소속이었던 무소속 실비 고이샤방 의원이 합류하기로 하면서 RN과 UDR이 꾸릴 교섭단체는 15명 규모가 될 전망이다.

 

RN의 약진 과정에서 LR의 정치적 기반을 RN이 잠식한 사례도 나타났다. 남동부 부슈뒤론에서는 LR 출신인 마리피에르 칼레, 파비앵 브라비가 RN 후보로 출마해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는 급진좌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도 사상 처음 상원의원을 배출하면서 극우·극좌 정당이 나란히 상원에 새롭게 진입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프랑스 상원은 법률안 수정과 제정, 조약 심의, 정부 감독 기능을 수행한다. 하원과 의견이 다를 때는 하원에 최종 결정권을 준다.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으로, 하원의원, 지방의원, 자치단체장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3년에 한 번씩 전체 상원 의석의 절반을 새로 뽑는다. 올해는 전체 348석 중 178석을 선출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RN이 지방 조직에서도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RN으로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전국 정당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심을 수 있는 중요한 정치적 자산을 얻은 셈이다.

 

마린 르펜 RN 의원은 엑스(X)에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역사적 승리”이자 “중요한 이정표”라며 “전국 각지에서 RN의 입지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입증한다”고 평가했다. 르펜 의원은 내년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경쟁자들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클러스터17이 이달 15∼16일 프랑스 성인 2045명을 대상으로 설문해 24일 발표한 결과 대선 1차 투표에서 르펜 의원을 지지하겠다는 응답률은 여러 시나리오에서 30∼31%를 기록했다. 이는 2위권 후보들을 10%포인트 이상 앞서는 수준이다. 다만 결선 투표에서 르펜 의원에 맞서 다른 정당들이 얼마나 결집할지가 최종 결과를 좌우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