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멈췄던 용산공원 개발 논의가 다시 본격화할 전망이다. 홍지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30일 취임 후 처음 만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협력을 약속하고 협의체를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
다만 홍 장관은 용산공원의 핵심 공간을 보존하면서 부수적으로 미래 세대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오 시장은 본체 부지만큼은 1㎝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용산공원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하다.
용산공원 개발이 실제 주택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당장의 공급 부족을 해소할 현실적인 대안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공원을 개발할 정도로 서울의 주택난이 심각하지만, 공원 개발만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는 김 대표와 용산공원 개발의 현실성과 서울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을 짚어봤다. 다음은 인터뷰 영상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서울 주택난, 용산공원까지 개발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가
“좋은 대학과 일자리, 주거 인프라가 몰려 있는 ‘일극 체제’의 서울 주택난은 과거부터 이어진 구조적인 문제다. 주택이 부족하다 보니 훼손된 그린벨트(서리풀지구 등)를 푸는 것에는 어느 정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공원을 개발할 정도로 심각하다는 얘기다. 그렇지만 공원을 개발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용산공원은 특별한 케이스다. 오랜 외세 주둔의 아픔을 딛고 국민의 품으로 돌아온 상징적인 공간이다. 무엇보다 토지 오염이 심각해 정화에만 최소 7년, 1조원 이상의 예산이 든다. 당장 집이 부족한데 10~15년 뒤에나 나올 입주 물량에 매달리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정권이 바뀌면 하루아침에 백지화될 위험도 크다.”
―용산공원 대신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하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있나?
“과거 정부에서도 관공서 이전 부지나 태릉골프장 등 도심 유휴부지 발굴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한계가 뚜렷했다. 지역 주민들은 상습 교통 정체 등을 이유로 주택 대신 편의시설을 원해 거세게 반대한다. 힘들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 발굴해 봐야 1만~2만가구 수준인데, 서울의 연간 순증 수요인 9만~10만가구를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들이는 노력과 시간에 비해 공급 효과가 너무 작다.”
―이미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공급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과거 1기 신도시 시절에는 국가가 주도해 저렴하게 토지를 수용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정당한 자산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시대라 토지 보상에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국민의 재산을 헐값에 강제 수용할 수 없는 만큼 차라리 예산을 좀 더 투입해 보상금을 현실화하더라도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10~15년씩 공급이 지연되면 무주택 서민들이 입는 피해가 훨씬 크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공급 브랜드를 찾으려 하기보다 이미 토지를 확보하고 사업을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등 기존 인프라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주택 공급을 가장 빠르게 늘릴 현실적인 해법은 무엇인가
“가용할 수 있는 택지를 빨리 발굴하고 추진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주택 공급 방안이다. 특히 이미 추진 중인 3기 신도시와 서리풀지구의 용적률을 높이는 것이 가장 빠르고 현실적인 대안이다.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5곳의 기존 물량이 17만5000호 정도인데 현재 용적률이 낮아 매우 쾌적한 상태다. 이를 조금만 올려도 30만호까지 공급을 늘릴 수 있다. 국가 예산을 투입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을 조기 개통하고 저렴한 가격에 주택을 공급한다면 청년들의 주거 안정을 충분히 도울 수 있다. 지금은 새로운 나무를 심을 때가 아니라 당장 열매를 딸 수 있는 곳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