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불량인 줄 알았는데…췌장암 43%는 발견 때 이미 전이, 생존율 2.4%

췌장암 진단자 43.3%, 발견 당시 원격전이…5년 상대생존율 2.4%
소화불량에 체중 감소·황달·혈당 악화 겹치면 췌장 검사 상담 필요
복부초음파만으론 작은 병변 놓칠 수 있어…의심 땐 CT 등으로 확인

췌장암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은 암을 발견했을 때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화불량처럼 흔한 증상으로 시작해도 체중 감소·황달·혈당 변화가 함께 나타나면 췌장암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발견 당시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가 적지 않다. 소화불량과 함께 이유 없는 체중 감소, 황달, 복부·등 통증, 갑작스러운 혈당 변화 등이 이어지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의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2023년 췌장암 진단자의 43.3%가 원격전이 상태에서 발견됐다.

 

주요 암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췌장에만 암이 머문 국한 단계에서 발견된 환자는 14.3%, 주변 장기나 인접 조직·림프절까지 침범한 국소 단계는 31.6%였다.

 

발견 시점에 따른 생존율 차이도 크다. 같은 기간 췌장암의 전체 5년 상대생존율은 17.0%였다. 국한 단계는 47.8%, 국소 단계는 23.5%였지만 원격전이 단계에서는 2.4%까지 떨어졌다.

 

◆소화불량만으로 판단 못해…체중·황달·혈당 변화 함께 봐야

 

췌장암은 초기에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일반적인 소화기 질환과 비슷한 경우가 많다. 췌장 자체가 위 뒤쪽 복부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 검사로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

 

소화가 잘 안 되거나 배가 더부룩하다는 이유만으로 췌장암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평소와 다른 변화가 이유 없이 이어지는 경우다.

 

대표적인 증상은 원인을 설명하기 어려운 체중 감소와 윗배·등의 통증이다. 종양이 담관을 막으면 눈 흰자와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날 수 있고 소변 색이 짙어지거나 대변이 회백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지방 소화에 문제가 생기면 옅고 기름진 변을 볼 수도 있다.

 

당뇨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췌장암이 생기면 이전에 없던 당뇨가 나타나거나 잘 조절되던 당뇨가 갑자기 악화될 수 있다. 새로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췌장암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당뇨병은 췌장암보다 훨씬 흔하다.

 

별다른 이유 없이 체중이 계속 줄거나 복부·등 통증, 황달, 갑작스러운 혈당 악화 같은 변화가 이어지거나 겹친다면 소화기내과 진료를 통해 췌장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황달이 생겼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황달에 고열까지 동반되면 담도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복부초음파만으론 작은 췌장암 놓칠 수 있어

 

복부초음파는 췌장 종양이나 담관 확장, 간 전이 등을 확인하는 데 쓰이지만 한계도 있다. 췌장이 위 뒤쪽 깊은 곳에 있고 장내 공기나 비만 등의 영향을 받아 관찰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작은 췌장암은 복부초음파만으로 발견하기 쉽지 않다.

 

췌장암이 의심되면 CT가 진단과 병기를 판단하는 주요 검사로 쓰인다. 최근에는 조영제를 넣은 뒤 촬영 시점을 나눠 췌장과 주변 혈관을 자세히 보는 ‘췌장 프로토콜 CT’를 활용한다.

 

CT에서 명확하지 않은 병변을 추가로 확인할 때 MRI·MRCP를 이용할 수 있고, 작은 병변을 살피거나 조직을 얻어야 할 때는 내시경초음파(EUS)가 사용된다.

 

증상이 없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찾아내기 위해 권고되는 혈액검사는 아직 없다. 췌장암 종양표지자로 알려진 CA19-9도 일반인의 조기검진용 검사는 아니다. 암이 아닌 담도질환에서도 높아질 수 있고 초기 췌장암에서는 정상으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흡연과 당뇨병, 만성췌장염, 췌장암 가족력 등은 알려진 위험요인이다. 국가암정보센터는 이처럼 위험도가 높은 사람에게는 전문 의료진과 조기검진 여부를 상담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근치적 수술 가능한 환자는 약 20%

 

췌장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는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수술이다. 하지만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진단 당시 근치적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약 20%에 그친다.

 

췌장암 환자가 복부 불편감을 느끼는 모습과 췌장 종양, 원격전이, 주요 검사 과정을 표현한 이미지. 췌장암은 진단자의 43.3%가 원격전이 상태에서 발견됐으며, 이 단계의 5년 상대생존율은 2.4%다. ChatGPT 생성 이미지

수술이 가능한 췌장암은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요 혈관을 침범해 곧바로 수술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먼저 항암치료를 하고, 치료 반응을 살펴 수술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간·복막·폐 등으로 전이됐다면 전신 항암치료가 중심이다.

 

소화불량은 흔하고, 대부분 췌장암과 관련이 없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소화기 증상이 계속되고 이유 없는 체중 감소나 황달, 복부·등 통증, 갑작스러운 혈당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