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9-29 09:47:17
기사수정 2026-09-29 09:47:17
이란 봉쇄하는 호르무즈 우회 수출로 재개방 의미
호르무즈 환적 셔틀도 늘려…치솟는 유가 잡힐까 주목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으로 가동을 멈췄던 동서 송유관 복구를 마치고 홍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재개했다.
이란이 봉쇄를 시도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원유를 운송할 수 있는 핵심 경로가 다시 가동되면서 치솟는 유가를 안정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우디 동서송유관 복구현장. 로이터연합뉴스. 벤터 제공.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전날부터 홍해 연안 얀부항에서 동서 송유관을 통해 수송한 원유 선적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동서 송유관 처리량은 하루 약 350만배럴 수준이다.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얀부항으로 이어지는 1천200km 길이의 동서 송유관은 하루 최대 700만배럴을 운송할 수 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하기 전 사우디는 대부분 해로를 통해 원유를 수출해온 만큼 오랜 기간 최대용량으로 가동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란전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동서 송유관이 사우디 원유를 실어 나르는 핵심 경로로 부상했다.
지난 10일 이라크 내 이란 지원 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기 전에는 하루 약 400만배럴의 원유가 이곳을 통해 수출됐다.
이는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4%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원유 공급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WSJ은 동서 송유관 가동 재개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해 유가를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이란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얀부항을 통한 원유 수출이 재개되면 국제 유가 통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28일 가동 재개 소식이 알려지면서 국제 유가는 상승 폭을 일부 반납했다.
이와 함께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운송을 늘리는 방안도 병행하고 있다.
선박 식별 장치를 끄고 호르무즈를 몰래 빠져나간 뒤 상대적으로 안전한 해역에서 선박 간 환적을 통해 원유를 수송하는 방식이다.
해운 데이터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사우디 라스타누라에서의 원유 선적량은 9월 초 하루 150만배럴에서 최근 650만배럴까지 급증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핵심 변수는 사우디가 호르무즈를 통한 수송 물량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얀부항을 통한 수출까지 정상화할 수 있을지 여부라고 짚었다.
두 경로의 수출물량이 동시에 유지된다면 전체 사우디 원유 수출량이 드론 공격 이전 수준을 넘어서 국제 유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그는 "예멘 후티 반군이 에너지 인프라에 가하는 위협을 고려할 때 얀부항에서의 원유 수출이 이전보다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이란이 미국, 이스라엘에 맞서 주도하는 '저항의 축' 일원으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발맞춰 홍해를 위협하고 있다.
홍해를 지나는 사우디 선박에 대한 후티의 위협은 원유 공급을 위축시키는 방식으로 세계 경제를 흔들어 이란의 입지를 강화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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