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여 년의 세월을 간직한 고문헌 ‘어사 희우정 방문기’가 세종대왕의 친필인지 아닌지를 학술적으로 규명하는 자리가 국회에서 마련된다.
‘어사희우정기’는 1425년 세종이 형 효령대군의 정자 합강정에 들렀을 때 비가 내리자 이를 기뻐하며 정자의 이름을 ‘희우정(喜雨亭)’으로 바꾼 경위를 담은 것으로 전해지는 고문헌이다. 문헌에 남겨진 글씨가 세종대왕이 직접 쓴 것인지가 이번 규명의 핵심이다. 이 자료가 실제 세종대왕의 친필로 확인될 경우 세종의 글씨와 서예, 당시 기록문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10월 1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간담회실에서 ‘세종대왕 어필 규명 국회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승수·임오경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주관한다. 특히 올해는 한글날 100돌이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창립 70돌을 맞는 해다. 세종대왕의 기록유산 가운데에서도 친필 자료를 새롭게 조명한다는 점에서 이번 간담회가 주목된다.
핵심은 ‘어사 희우정 방문기’에 남겨진 글씨가 실제 세종대왕의 필적이냐는 것이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문헌의 성립 배경과 전승 과정, 기록 내용과 시대적 맥락을 비롯해 서지학적 특징과 서체·필법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친필 가능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단순한 필적 비교에 그치지 않는다. 역사학·서지학·국어학·서예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문헌의 내용과 형식, 제작·전승 과정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현재 이 자료를 세종대왕의 친필이라고 단정하지 않고 있다. 객관적인 사료와 학술적 근거를 바탕으로 친필 가능성을 검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입장이다.
발표에 이어 분야별 전문가 종합토론과 질의·응답도 진행된다. 이를 통해 친필 여부뿐 아니라 문헌 자체가 지닌 역사적·문화적 가치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간담회에서 제시되는 연구 결과와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향후 정밀한 문헌 조사와 필적 비교도 이어간다. 필요할 경우 과학적 분석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면 후속 학술연구와 국가유산 지정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이다.
세종대왕의 친필로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많지 않다. 때문에 ‘어사 희우정 방문기’가 실제 어필로 확인될 경우 세종대왕의 문자 생활과 서예, 조선 전기 기록문화 연구에도 의미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 관계자는 “세종대왕의 친필로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매우 귀하다”며 “이번 간담회가 ‘어사 희우정 방문기’ 의 실체를 학문적으로 검증하고 세종대왕의 문자·서예문화와 기록유산을 새롭게 조명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글날 100돌과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창립 70돌을 맞는 뜻깊은 해에 세종대왕의 정신과 문화유산을 다시 살펴보는 자리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