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적 사라지고 형제 비극 남긴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 2

“실제 역사에선 중앙정보부장이 대통령을 암살하면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로 모든 권력이 집중된다. 과연 중정이 가만히 당하고만 있었을까. 반격이 있지 않았을까. 그 중심이 백기태일 것이란 상상에서 출발했다.”

 

우민호 감독은 이달 초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이하 ‘메인코’)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23일 최종회가 공개된 ‘메인코’ 시즌 2는 10·26부터 12·12까지 40여 일의 권력 공백기를 배경으로 한다.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 2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시즌 2는 시즌 1보다 직선적이다. 시즌 1이 중정 요원이자 마약 밀수업자인 백기태(현빈)와 그를 쫓는 검사 장건영(정우성)의 팽팽한 대결을 중심에 뒀다면, 시즌 2는 권력 정점에 오른 백기태가 사방에서 날아오는 칼끝을 버텨내는 이야기로 흐른다.

 

시즌 1 이후 9년. 부산에서 서울에 진출한 백기태는 중정 부장 직무대행 자리에 오른다. 그러나 궁정동 안전가옥에서 총성이 울린 뒤 상황은 달라진다. 국가 권력 중심축이 전두환을 모티브로 한 황대식(허정도) 휘하 합수부로 이동하면서 백기태의 몰락도 시작된다. 시즌 1이 권력을 쟁취하는 이야기였다면, 시즌 2는 모든 것을 얻은 남자가 대가를 치르는 과정이다. 

 

장건영의 위상도 크게 변했다. 시즌 1에서 그는 백기태와 사실상 공동 주인공이었다. 선과 악, 추적자와 도망자의 균형이 비교적 유지됐다. 시즌 1 말미 백기태에게 패하고 검사직을 잃은 장건영은 합수본 특임고문으로 복귀해 백기태를 향한 복수의 칼날을 들이댄다. 하지만 시즌 2에서 그는 더는 백기태의 맞상대가 아니다. 백기태를 겨누는 수많은 적대자 중 한 명일 뿐이다.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 2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대신 시즌 2가 새롭게 띄운 인물은 백기태의 동생 백기현(우도환)이다. 형을 동경해 군인의 길에 들어선 그에게 형은 아버지이자 존경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형의 욕망이 누나와 조카를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자 그는 형과 맞서는 길을 택한다. 극은 숙적의 대결보다 형제 비극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시즌 1에서 우민호 감독은 시청자들이 백기태의 성공과 야망을 함께 체험하도록 만들었다. 현빈은 ‘애국’을 입에 달고 살지만, 마약으로 부와 권력을 쌓아 올리는 야심가를 설득력 있게 연기해 중심을 잡았다. 

 

최종회 마지막 장면. 백기현은 형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화면이 전환된 뒤 총성이 울린다. 그러나 백기현이 실제 형을 쐈는지, 백기태가 죽음을 맞았는지 끝내 보여주지 않는다. 전날 서울 종로구에서 기자들을 만난 우도환은 “총구는 겨눴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연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즈니+ 시리즈 ‘메이드 인 코리아’ 시즌 2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열린 결말은 후속 이야기 가능성도 남긴다. 우민호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시즌 3을) 만약 한다면 1990년대 초, 김영삼 정부 출범 전후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며 “시즌 2에서 생명을 부지한 캐릭터들은 나올 테고 죽은 사람들은 못 나오겠죠”라고 말했다. 

 

지난해 공개된 ‘메인코’ 시즌1은 그해 디즈니+ 한국 콘텐츠 중 전 세계 최다 시청작에 올랐다. 29일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시즌 2는 디즈니+ TOP10 TV쇼 부문 한국 1위, 대만 2위, 일본 5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