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관련해 이란이 제안한 '7일 계획'을 일단 거부한 와중에 양측은 물밑에서는 중재국을 통한 접촉을 이어가며 외교적 해법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란 핵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상호 불신이 여전히 '레드라인'으로 남아있는 형국이어서 이란이 유엔 총회를 동력 삼아 적극적으로 쏘아올리려던 대화 국면에 당분간 난항이 예상된다.
◇ 카타르 중재자, 뉴욕서 양측 만나…이란제안 수정안 논의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이란이 제시한 7일 계획을 거부한다고 밝혀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이란)은 합의하고 싶어 한다"며 이번 주 이란과 추가 회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혀 미·이란 간 협상의 창이 닫히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아라그치 장관도 27일 미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이 제안한 7일 계획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겠다는 걸 들었지만, 우리는 중재자를 통한 공식 답변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말해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져버리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 중재단 이란에 핵양보 촉구…이란은 "유연성 없을 것" 완고
협상의 창은 열어뒀지만 미·이란 전쟁이 발발한 핵심 배경인 핵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양측 간 간극이 커 입장을 좁힐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AP 통신은 지역 당국자 2명을 인용해 중재국들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이후 대이란 재제 해제 등 사안이 포함된 합의 초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지역 당국자는 핵 프로그램 사찰단의 이란 입국 허용 등 핵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이란에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다만, 핵 문제와 관련해 이란의 양보를 얻어내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란이 핵 문제에서 유연성을 발휘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관련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강력히 부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어떠한 유연성도 없으며 이에 대한 논의조차 이루어진 적이 없다"며 "지금은 오직 호르무즈 해협 문제뿐"이라고 덧붙였다.
핵 문제와 관련해 양보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것은 아니지만, 핵 관련 사안에선 기존 입장을 단호하게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대통령의 7일 계획 거절 의사 표명 후 중재국들이 전면전 재발 우려에 이란에 핵 관련 양보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논의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를 중재국들에 거의 보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란 지도부가 미국의 장기 봉쇄나 폭격 공세 재개를 견뎌낼 수 있다고 자부하며 협상이 진행되기 전에 미국이 먼저 양보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의 프레임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겠다는 원래 목표로 되돌리려고 시도해왔다. 그는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이란 비핵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AP 통신은 "수개월째 양측은 상대가 먼저 지치기를 기다리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치를 내놓으면 제재 완화나 동결자금 해제에 나설 의향이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가짜 기사"라고 부인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추락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제재 완화와 동결자금 해제를 합의했다가 미국 내에서 '항복이나 다름없는 MOU'라는 거센 역풍을 맞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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