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도 하고 애인도 만들고…日 도쿄서 뜨는 ‘황궁 러닝’

일본에서 이른바 ‘황궁 러닝’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 잡고 있다. 건강과 체력 관리를 위한 운동을 넘어 젊은 직장인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기회로 활용하면서 관련 커뮤니티와 서비스도 확산하고 있다.

 

28일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최근 도쿄 황궁과 요요기공원, 고마자와올림픽공원 등을 중심으로 젊은 직장인들의 러닝 모임이 늘고 있다. 특히 황궁 주변에서 열리는 러닝 행사에는 수십명이 참가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궁 러닝이 인기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코스 자체가 지닌 장점이다. 황궁 외곽을 도는 코스는 약 5㎞로 신호등이 거의 없고, 적당한 오르내림이 있어 달리기에 적합하다. 주변에 도심 빌딩과 녹지가 함께 있어 도쿄의 도심 풍경을 즐기면서 달릴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 없음. 픽사베이

최근에는 러닝이 사람을 만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특히 사내 연애나 일대일 소개팅에 부담을 느끼는 젊은 직장인들이 러닝 커뮤니티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여러 명이 함께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상대방과 맞지 않더라도 집단 활동이라는 특성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설명이다.

 

기업이나 취업 관련 업체도 이런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비슷한 연령대와 배경을 가진 직장인들을 소규모로 모아 황궁 주변에서 함께 달리는 행사를 열고 있다.

 

러닝 인구가 늘면서 이른바 ‘러닝 경제권’도 형성되고 있다. 황궁 주변에는 샤워실과 탈의실, 물품 보관함 등을 갖춘 ‘러닝 스테이션’이 다수 운영되고 있으며, 일부 시설에서는 운동복과 러닝화 등을 빌릴 수도 있다. TBS는 최근 황궁에 하루 누적 1만명가량의 러너가 모이는 경우도 있다며 관련 시장을 소개했다.

 

다만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보행자와 러너 사이의 충돌 위험도 문제로 떠올랐다. 일부 구간에서는 빠르게 달리는 러너가 보행자를 아슬아슬하게 추월하거나 여러 명이 무리를 지어 달리면서 통행을 방해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황궁 러닝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했다. 이에 황궁이 위치한 도쿄도 지요다구도 이용자들의 매너와 규칙 준수를 강조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