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의 아쉬움을 삼켰던 배드민턴 여자 복식 세계랭킹 2위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조가 세계 1위 중국 조를 격파하고 짜릿한 금빛 스매시를 내리꽂았다.
이소희-백하나는 29일 일본 아이치현 이치노미야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복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류성수-탄닝(중국) 조를 2-1(26-28 21-18 21-18)로 꺾고 시상대 최상단에 올랐다.
이로써 이소희-백하나는 2002년 부산 대회 라경민-이경원 조 이후 무려 24년 만에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 복식 금맥을 잇는 쾌거를 달성했다.
지난 항저우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이들은 두 대회 연속 결승 무대를 밟은 끝에 마침내 금메달의 한을 풀었다.
류성수-탄닝 조는 이소희-백하나가 올해 5연패를 당했을 정도로 껄끄러운 상대였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직전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들을 꺾고 한국 여자 복식 31년 만의 우승을 일궈내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이소희-백하나는 이날 결승전에서도 명승부를 연출했다.
피 말리는 접전 속에서 중국이 힘으로 몰아붙이며 한국을 거세게 압박하자, 한국 조는 중국 조를 탄탄한 수비로 막아내며 상대의 잇따른 범실을 끌어내며 점수를 쌓았다.
이날 경기 첫 게임에서는 양 팀 모두 연속 득점을 올린 것이 단 3점이었을 정도로 팽팽하게 맞섰다.
듀스를 거듭했으나 26-28로 아쉽게 첫 게임을 내준 이소희-백하나 조는 두 번째 게임부터 전열을 재정비했다.
2게임에서도 중국이 리드를 잡고 앞서가는 가운데 한국 조가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초반 1∼2점 차이로 피 말리는 접전이 이어졌다.
이소희의 예리한 네트 플레이로 몇 차례 동점을 만든 한국 조는 마지막 백하나의 공격이 네트를 타고 넘어오는 운이 겹치며 10-9로 역전했고, 이소희의 대각 스매시까지 빈틈을 찌르며 먼저 인터벌을 맞았다.
기세를 가져온 한국 조는 이소희의 날카로운 네트 앞 공격으로 이날의 최다 격차인 3점 차, 16-13으로 달아났다.
이어 중국 조의 매서운 추격에 16-16 동점을 내줬지만, 한국의 집중력이 한발 앞섰다.
상대 공격이 연달아 라인을 벗어나고 네트에 걸리면서 19-17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막판 이소희의 서브 타점이 높았다는 폴트 판정으로 1점을 내주기도 했으나, 흔들리지 않고 중국 조의 잇따른 범실을 틈타 2게임을 따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3게임에서는 마음이 다급해진 중국 조를 침착하게 압박했다.
초반부터 상대 실책을 연속으로 유도하며 4연속 득점에 성공, 5-2로 앞서며 확실하게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 조는 초반 기세를 몰아 10-6, 4점 차까지 달아나기도 했으나, 셔틀콕을 높게 띄워주며 공격 템포가 다소 늦춰진 탓에 연달아 실점하며 10-11로 역전을 허용했다.
분위기를 탄 중국 조가 15-12로 다시 격차를 벌렸지만, 한국 역시 끈질겼다.
백하나가 절묘한 네트 플레이와 날카로운 스매시로 중국의 수비를 무너뜨리며 기어코 16-16 동점을 만들었다.
피 말리는 승부처, 긴 랠리 끝에 상대 두 선수 사이의 빈 공간을 정확히 찌르며 17-16 재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한국이 요청한 인-아웃 챌린지(비디오 판독)가 아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17-17 다시 동점이 됐으나, 곧바로 류성수의 수비 범실을 끌어내며 리드를 되찾았다.
이때 실점한 류성수가 왼쪽 발을 부여잡고 코트에 쓰러진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면서 치열했던 경기 흐름이 잠시 끊어지기도 했다.
결국 코트에 의료진이 투입돼 상태를 살핀 뒤에야 중국 선수들은 다시 경기에 나섰다.
부상 여파로 류성수가 코트에 주저앉은 채 리시브를 하거나 계속 절뚝거렸고, 사실상 탄닝이 혼자서 수비를 도맡아야 했다.
이소희-백하나는 기동력이 급격히 떨어진 중국 조를 상대로 빈틈을 놓치지 않고 18-18에서 연속 3득점을 올려 승부를 매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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