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혜리를 둘러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빌딩 매각설은 연예계와 부동산 시장에서 적지 않은 파장을 낳았다. 다수의 매체는 혜리가 보유한 해당 빌딩을 토지거래 플랫폼 밸류맵에 145억원으로 내놓았다고 전했다. 해당 건물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될 경우 취득 이후 불과 4년 만에 약 4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구체적인 추정치까지 함께 제시되었다.
이 같은 소식은 정치권과 정부의 고강도 규제 기조 속에서 연예인들의 상업용 빌딩 탈주 행보와 맞물려 큰 주목을 받았다. 배우 하정우와 김태희 등 동료 연예인들의 연이은 처분 사례와 묶이면서 혜리의 매각설 역시 실물 정리에 나서는 수순으로 해석되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그러나 소속사의 반응은 보도 내용과 달랐다. 혜리의 소속사 써브라임은 공식 입장을 통해 해당 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전면 부인했다. 소속사 측은 혜리가 건물을 매물로 내놓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언급된 145억원이라는 금액 역시 금시초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근거가 불분명한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무분별하게 확산하는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추측성 기사와 허위사실 유포 자제를 엄중히 요구했다. 이로 인해 구체적인 호가와 차익 추정은 하루아침에 해프닝으로 일단락되었다.
소속사의 신속한 대응으로 소동은 진화되었으나 혜리가 보유한 부동산의 전체적인 현황은 시장에 낱낱이 공개되었다. 혜리는 지난 2022년 8월 가족법인 엠포를 통해 강남구 삼성동의 노후 다가구주택을 77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연예인들이 개인 명의가 아닌 가족법인을 설립해 부동산을 운용하는 방식은 대출 활용의 유연성과 자산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대표적인 경영 전략으로 통한다. 엠포 역시 이러한 구조를 바탕으로 기존 건물을 전면 철거하고 지하 2층에서 지상 6층 규모의 신축 공사를 진행했다.
토지 매입가와 취득세, 공사에 투입된 총비용 등을 합산한 총 매입원가는 약 107억원 수준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해당 부지는 수인분당선과 9호선 환승역인 선정릉역과 7호선 강남구청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 이면도로에 해당한다. 상업용 부동산으로서 입지적 가치와 임대수익 창출 능력이 모두 담보되는 요충지인 만큼, 완공 이후 건물의 실제 가치는 매입 원가를 훨씬 상회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삼성동 신축 건물 외에도 혜리는 같은 법인 명의로 강남구 역삼동에 빌딩 1채를 더 보유하고 있다. 역삼동 건물은 지난 2021년 3월에 43억9000만원으로 매입한 뒤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재건축 과정을 거쳤으며, 지하 1층에서 지상 4층 구조로 완성되었다. 삼성동(77억5000만원)과 역삼동 두 곳의 최초 매입가만 합산해도 총규모는 약 121억원에 이른다. 법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부동산을 사들이고 신축을 거쳐 실물 경제력을 키워 나간 선택은 철저한 시장 분석과 자본 운용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100억원이 넘는 대규모 부동산을 거느린 법인 대표이자 배우의 삶은 대중의 시선에서 늘 동경과 호기심의 대상이다. 거액의 시세차익과 강남 빌딩 소유라는 성취는 연예계 활동으로 축적된 자본이 어떻게 실물 경제 안에서 공고한 자산으로 치환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이다.
반면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드러나는 또 다른 단면은 이러한 거대 자산가로서의 면모와 괴리되어 있다. 최근 공개된 영상에서 혜리는 항공사에서 제공받은 일회용 기내용 칫솔을 버리지 않고 휴대용 살균기에 넣어 여러 번 사용하고 있음을 전했다. 그는 “일회용이어도 모가 짱짱하고 버리기 너무 아깝다”며 “갖고 다니면서 칫솔모가 망가질 때까지 계속 쓴다”는 소탈한 절약관을 덧붙였다. 수백억원대 재력과는 무관하게 사소한 생필품 하나도 허투루 대하지 않는 습관이 고스란히 반영된 대목이다.
화려한 도심 빌딩의 주인이라는 타이틀과 소모품을 아껴 쓰는 라이프스타일은 모순처럼 공존한다. 거액의 부동산을 굴리는 자본가적 현실과 일상의 소소한 절약은 인간 이혜리로서의 입체적인 내면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매각설 해프닝을 통해 수면 위로 떠오른 121억원의 자산 가치 뒤에는,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자린고비적 생활력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는 대중이 연예인 자산가를 바라보는 상투적인 틀을 환기시키며, 성공의 크기와 상관없이 자기 삶을 대하는 소탈한 태도가 결국 자산을 떠받치는 원동력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