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대 경영동아리와 컨설팅 회사 출신의 금융 엘리트로 구성된 ‘정보 카르텔’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2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적발됐다. 이들은 사모펀드 운용사와 상장사 임원으로 일하며 인수합병(M&A) 등 호재성 정보를 장기간 사적으로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당국은 내부자의 미공개정보 이용을 주가조작에 준하는 범죄로 간주하고, 정보 비대칭을 활용한 불법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구성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29일 상장사 지배구조 개편 및 M&A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혐의를 받는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부당이득의 은닉을 막기 위해 혐의자들의 증권계좌에 대해 선제적으로 자본시장법상 지급정지 조치도 시행했다.
◆‘카르텔’서 오간 호재 정보
◆수사 노하우로 이상 매매 덜미
그간 시장 감시 과정에서 이상 매매를 포착해도 개별 거래만으로는 혐의자 간의 숨은 연결 고리나 정보 출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수 종목에서 동일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대량 매수자로 등장하는 양상이 확인되면서 수사 방식에 변화를 줬다. 앞서 강제조사를 단행했던 NH투자증권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 수사 경험을 살려, 단편적인 거래를 쫓는 대신 관련 사건들을 하나로 병합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전환한 것이다.
이런 접근법을 바탕으로 합동대응단은 5월부터 가용 인력을 집중 투입해 본격적인 공조 조사에 착수했다. 주관사 소속이라 비교적 범행 구조가 뚜렷했던 NH투자증권 사건과 달리, 각기 다른 회사에 흩어져 신원을 숨긴 이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도 앞선 수사 기법이 적극 활용됐다. 대응단 관계자는 “방대한 자금추적과 거래 분석, 인적관계 조사를 통해 범위를 넓혀가면서 인적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와 메신저 대화 기록 등 현장 증거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정보 전달 시기와 수단 등을 명확히 입증할 방침이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자본시장법에 따라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