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에 사는 자영업자 박모(70)씨는 지난해 5월 ‘수원지검 박 검사’를 사칭하는 피싱범으로부터 ‘범죄에 연루됐으니 모든 자산을 조사해야 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에 박씨는 집을 담보로 사채를 쓰거나 가족들에게 빌려 어렵게 마련한 8억5000만원을 피싱범이 지정한 계좌로 이체했다. 이체한 돈은 가상자산 거래소 계좌와 연결된 은행 계좌로 이체됐다. 박씨는 사기임을 뒤늦게 깨닫고 신고했지만 은행 계좌에는 남은 돈이 없었고 피해금이 거래소로 넘어갔는지 모른 채 회수를 포기했다.
경찰은 피해자들조차 포기한 피싱 피해금을 지난 3년간 끝까지 추적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수사대는 2023년 9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박씨 같은 피해자 1137명에게 263억여원의 피싱 피해금을 환급했다고 29일 밝혔다. 2017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5대 가상자산 거래소 계정에 동결된 채 환급되지 못하고 있던 피해금 대부분이다.
보이스피싱 범죄도 감소했다.
경찰청은 올해 1∼8월 보이스피싱 범죄가 8584건으로 전년 동기(1만6765건) 대비 49% 줄었다고 밝혔다. 피해액도 3871억원으로 전년(8856억원)과 비교해 56% 줄었다. 특히 지난달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57억원으로 2023년 이후 월별 기준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29일 출범한 범정부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의 활동이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24시간 보이스피싱 제보·상담 창구가 대응단으로 단일화됐고, 상담 대표 번호 ‘1394’(일상을 구하는 사람들)를 통해 접근성이 향상됐다. 대응단은 지난 1년간 28만1178건의 보이스피싱 신고와 상담이 이뤄졌다고 집계했다.
범죄에 이용되는 전화번호는 긴급 차단 제도를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11만8927건을 차단했다. 주요 플랫폼 업체와 협업해 피싱범죄에 이용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6만1000여개를 차단했고, 가상자산 거래소들과도 의심 거래 사전 차단 등 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