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의혹에 이어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사고, 북한군 포로 국내송환 등 안보 이슈가 잇달아 터지자 민심의 향배를 예의주시하는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을 10월1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할지 고심에 빠졌다. 특검법상 공소취소 조항을 삭제해 달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을 반영해 수정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 중이지만, 강행 처리 시 짊어져야 할 정치적 부담과 여론 악화를 당이 감당해야 해서다. 특검법을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위한 밑작업으로 의심하는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와 장외투쟁도 불사할 태세여서 특검법안 강행 시 여야 관계는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2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조작기소 특검법을 비롯한 각종 입법 과제 처리 방향에 대한 당내 의견을 청취했다. 이 특검법은 윤석열정부 당시 검찰에 의한 정치·표적·조작수사의 전모를 특검 수사로 밝히자는 취지로,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 31명이 공동발의했다. 당시 검찰 수사 과정을 수사하자는 것이다. 여기엔 이 대통령과 측근 인사들이 기소된 대북송금·대장동·백현동·성남FC 등 사건도 포함된다. 기존 특검법안에는 검찰이 기소했던 사건에 대한 공소취소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국정지지도 침체 국면을 맞이한 이 대통령이 지난 18일 기자회견에서 “진상규명에만 집중해 주기 바란다”며 공소취소 조항 삭제를 당에 요청했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이 국민 여론을 의식한 동시에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강성 지지층도 고려해 ‘수정안 처리’라는 우회로를 열어줬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취임 전까지 5개 형사재판을 받았는데, 이 중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들은 1심에 머물러 있다. 현행법상 공소취소는 1심 단계에서 검사의 신청으로 이뤄진다.
국민의힘은 조작기소 특검법을 ‘공소취소 특검법’으로 규정하고 반대 뜻을 재확인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법관 제청권 침해, 조희대 대법원장 겁박,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 임명, 공소취소 특검까지 일련의 모든 일이 이 대통령 재판취소 빌드업”이라고 했다. 이어 “대법관 제청권 침해와 공소취소 특검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스스로 탄핵의 문을 열게 될 것”이라며 “공소취소가 곧 정권취소”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특검법 강행 처리를 시도할 경우 필리버스터를 비롯한 강경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조작기소 특검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대통령 죄 지우기에 혈안이 된 것”이라며 “필리버스터뿐만 아니라 어떻게 하면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대여 투쟁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맞불 의총을 열었다. 다음 달 3일 서울 숭례문 일대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