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 송전망 건설 없이도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지금보다 52기가와트(GW) 더 늘리기 위해 전력망 제도를 개편한다.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확충하고 계통 접속 기준을 완화하는 한편,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비워두던 용량까지 활용해 기존 전력망의 수용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력망 혁신 대책’을 보고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이행되면 2030년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이 송전망 기준 현재 119GW에서 171GW로 52GW 늘고, 배전망도 84GW에서 110GW로 26GW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유연접속’ 제도를 확대한다.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이 늘어난 만큼 정부는 내달부터 호남과 충청권 변전소들을 ‘계통관리변전소’에서 해제한다.
계통관리변전소는 전력 공급이 수요를 웃돌 경우 발전량을 줄이는 출력제어가 상시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변전소다. 지정이 해제되면 그동안 제한됐던 재생에너지 발전설비의 계통 접속이 다시 가능해진다. 정부는 우선 기존 접속 대기 사업자에게 확보된 여유 용량을 배정하고, 2027년 1월부터 신규 사업자의 접속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전력망 알박기’도 정리한다.
전력망 접속권을 확보하고도 발전사업 진척이 없는 경우 전력망 접속권을 회수하고, 일정이 늦어진 사업은 실제 망 이용 예상 시점에 맞춰 접속 순서를 조정한다. 실제 추진이 지연된 해상풍력 사업 등의 접속 시기 조정으로 호남에서만 2030년까지 10GW 이상의 접속권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후부는 보고 있다.
접속 제도는 ‘재생에너지’ 위주로 전면 개편한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신규 접속을 검토할 때, 기존 화석연료 발전원보다 신규 재생에너지를 후순위로 가동하는 방식으로 검토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실제 계통운용 방식을 반영해 화석연료 전원보다 재생에너지가 우선 발전하는 것으로 접속 기준을 변경한다. 이를 통해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밀집한 영남·강원권 등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20GW를 추가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