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1026가구였는데 892가구로 줄었어요. LH에서 세대수가 줄었다는 공식 통보도 받은 적이 없어요.”
경기 성남 복정2 신혼희망타운(이하 희망타운) 사전청약 당첨자 A씨는 29일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A씨는 2021년 10월 사전청약에 당첨된 뒤 지금까지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확정된 복정2 희망타운 전용 55㎡ 분양가는 최고 7억9845만원, 전용 56㎡ 테라스형은 8억1214만원에 달한다.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는 각각 5억3840만원, 5억5489만원이었다. 전용 55㎡ 최고가 기준으로 5년 사이 약 2억6000만원, 48% 넘게 오른 것이다. 세대수 축소와 사업 지연, 분양가 상승이 겹치면서 당첨자들의 이탈도 이어지고 있다. A씨는 “본청약을 앞두고 이미 사전청약 당첨자의 절반가량이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저는 이제 돌아갈 길이 없어 어떻게든 들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희망타운은 문재인정부가 도입한 신혼부부 특화형 공공주택으로 임기 내 공급 목표를 총 10만호로 잡았다. 소형 평형 위주의 분양형과 임대형 공급 방식이었는데, 결혼하지 않은 미혼 청년이나 일반 무주택 가구는 청약 기회를 얻기 어려웠다. 이에 윤석열정부는 수혜 대상을 미혼 청년과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 4050 무주택 장년층 등으로 확대하고 개인의 자산 상황과 주거 계획에 맞춰 3가지 유형(나눔형, 선택형, 일반형) 중 선택하도록 한 공공분양주택 ‘뉴홈’을 도입했다. 뉴홈은 육아와 장기 거주에 적합하도록 중소형 평형 공급 비율도 크게 늘렸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 전환 과정에서 희망타운으로 승인된 일부 사업의 공급유형과 세대수가 달라져 입주 희망자들에게 적잖은 혼란과 불안을 안겼다.
23개 블록 중 전체 공급 물량이 줄어든 곳은 18곳이었다. 남양주왕숙 A14는 898호에서 621호로 277호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고, 부산명지2 A6은 1358호에서 1130호로 228호, 경산대임 A7은 588호에서 428호로 160호 감소했다. 반면 물량이 늘어난 곳은 4곳, 변동이 없는 곳은 1곳이었다.
공급 유형이 바뀌면 청약 대상과 방식도 달라진다. 희망타운은 (예비)신혼부부를 중심으로 공급하지만, 뉴홈은 유형에 따라 생애최초·다자녀·노부모부양·청년·일반공급 등으로 대상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김미애 의원은 “기존 수요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충분한 설명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정권에 따라 공공주택 정책이 재편되더라도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의 공급 대상과 규모를 바꾸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한 주거정책 전문가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 정부에서 진행하던 공공주택 사업을 새 정부의 정책 브랜드로 재편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할 내부 기준이나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 유형 변경은 정부 정책 이행에 따른 것”이라며 “일부 단지는 주거 품질 향상을 위해 가구당 면적이 커지면서 공급 호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