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울산 남구 119특수대응단 특수재난훈련센터. 주황색 보호복으로 온몸을 감싼 소방대원들이 유해화학물질이 쏟아지는 배관으로 다가가 누출방지밴드를 감았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던 액체가 이내 멈췄다. 유해화학물질 누출 사고를 가정한 실전 훈련이다. 그런데 보호복 안의 대원들은 한국인이 아니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에서 울산을 찾은 소방대원들이었다. 이들은 이달 7일부터 2주간 특수재난 대응법을 익혔다.
‘석유화학산업 도시’ 울산이 쌓아온 재난 대응 경험과 기술이 동남아 소방관들의 ‘훈련 교과서’가 되고 있다. 29일 울산시 등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에는 대형 항만이 몰려 있고 위험물질 운송도 많다. 2022년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 대형 폭발사고 등 항만에서 재난이 이어지면서 전문 대응 인력을 키울 필요성도 커졌다. 이에 유럽연합(EU)에서 인재 양성을 지원하게 됐고, 그 교육 담당지로 울산이 정해졌다.
울산이 선택된 배경에는 산업도시에서 쌓은 경험이 있다. 울산은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 도시다. 석유화학시설이 밀집한 만큼 울산 소방은 관련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왔다. 실제 사고를 재현할 수 있는 훈련시설도 강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