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쿠팡의 반발로 막혔던 현장조사를 조만간 재착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구매해 일시적 2주택자가 된 경우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에 대해 ‘1세대 1주택’ 특례를 받을 수 있는 주택 처분기한이 기존의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등록 임대사업자는 조정대상지역 매입임대 아파트를 내년 말까지 처분해야 양도세 중과 배제와 같은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명문대 경영동아리와 컨설팅 회사 출신의 금융 엘리트로 구성된 ‘정보 카르텔’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200억원대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적발됐다. 이들은 사모펀드 운용사와 상장사 임원으로 일하며 인수합병(M&A) 등 호재성 정보를 장기간 사적으로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주병기 “무너진 정의 세우겠다”
주 위원장은 29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쿠팡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현장조사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데 따라 현장조사를 다시 할 계획이냐는 물음에 “(법원의 잠정 집행정지로) 정지된 쿠팡 조사 때문에 무너진 정의를 다시 세우는 노력을 끝까지 할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달 19~24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쿠팡을 상대로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쿠팡 측이 조사 사실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조사에 응하지 않아 철수한 바 있다. 이후 쿠팡 측은 법원에 공정위 현장조사 결정 및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이에 약 한 달 동안 잠정적으로 공정위 현장조사 결정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다가 지난 23일 쿠팡 신청을 최종 기각했다.
주 위원장은 쿠팡의 혐의와 관련해 “다수의 입점업체를 상대하는데, 불이익이 되는 거래를 강요했을 때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그런 혐의가 있어서 조사를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담당 판사님께서 경제적 약자들의 권익, 수십만 소상공인의 권익으로 이뤄진 공익의 무게에 손을 들어주신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공정위가 미국 기업인 쿠팡을 차별한다는 주장이 미국 하원에서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주 위원장은 “미국의 어떤 메이저 언론사도 그들의 주장을 보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쟁 당국 수장과의 만남에서 쿠팡 문제를 언급했느냐는 물음에는 “그렇게 명시적으로 (이야기) 할 필요는 없다”면서 “미국 경쟁당국은 우리 경쟁당국의 역량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달 출범하는 중점조사기획단을 두고는 “플랫폼 경제 비중이 커지고 힘도 커지는 와중에 경쟁법 집행 방식 자체가 이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신설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쿠팡,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표시·광고 관련 문제, 끼워팔기 등 다양한 법 위반 행위를 다루기 위한 특화 조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정지역 ‘일시적 2주택’ 처분 과세특례기한 3년→2년
재정경제부는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소득세법·법인세법·종합부동산세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8월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의 후속 조치로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먼저 조정대상지역의 일시적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종부세 특례기간이 기존의 3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양도세는 양도가액 12억원 이하분에 대해 비과세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최대 80%까지 적용한다. 종부세는 12억원의 기본공제와 고령자·장기보유 세액공제를 최대 80%까지 받을 수 있다.
양도세는 지난달 4일 이후 신규 주택을 취득하고 다음달 1일 이후 종전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 종부세는 지난달 4일 이후 신규 주택을 취득한 경우 내년 6월1일 납세의무 성립분부터가 대상이다.
조정대상지역의 매입 임대 아파트에 대한 세제 혜택에는 종료 시점을 설정했다. 기존에는 임대주택 등록이 말소된 이후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배제와 법인의 주택 양도 시 추가 과세 배제가 적용되고 있다. 개정 이후에는 조정대상지역 내 장기일반·단기 매입임대 아파트의 경우 2027년 12월31일까지 양도해야 기존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조정대상지역의 비아파트와 조정대상지역 밖의 아파트, 건설임대·공공지원 임대주택에는 기존 특례가 유지된다.
상생임대주택에 대한 양도세 거주요건 면제 특례는 올해 말로 종료한다. 기존에는 임대료 증가율을 5% 이내로 유지하면서 2년간 상생임대를 하면 1세대 1주택 비과세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기 위한 2년 거주요건을 면제했다. 정부는 신규 상생임대 특례를 올해 12월31일 종료하고 상생임대가 끝난 뒤 1년 이내에 주택을 양도한 경우에만 거주요건을 면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특례 적용은 최대 2029년 말까지 가능하다.
반면 비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주택에 제공해 온 종부세·양도세 특례는 적용기한을 2027년 말까지 연장한다. 아울러 대미투자 의사결정기구인 한미전략투자공사의 한미전략투자기금을 증여세 비과세 단체로 새롭게 추가한다.
◆금융엘리트 카르텔, 미공개정보로 200억 ‘꿀꺽’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가 구성한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이날 상장사 지배구조 개편 및 M&A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혐의를 받는 이들의 자택과 사무실 등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부당이득의 은닉을 막기 위해 혐의자들의 증권계좌에 대해 선제적으로 자본시장법상 지급정지 조치도 시행했다.
대응단 조사 결과 5명 안팎의 핵심 혐의자들은 모두 서울대 경영동아리 선후배 사이로 한 글로벌 컨설팅회사에서 함께 일했다. 이후 각각 사모펀드 운용사나 상장회사 임원 등으로 자리를 옮겨 M&A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금융당국은 이들이 최근 5년간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5개 상장사의 호재성 미공개정보를 자신들의 ‘정보 카르텔’ 내부에서 반복적으로 공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M&A나 공개매수 같은 중요 정보는 시장에 공표되는 즉시 주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호재다. 혐의자들은 이를 악용해 정보가 일반 투자자에게 알려지기 전에 해당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고, 공시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 비싼 값에 처분했다.
이런 정보는 자신들의 주식 매매뿐 아니라 가족과 동문, 지인 등에게도 넘겨 투자를 유도했다. 이렇게 꼬리를 물고 정보가 퍼지면서 전체 범행 연루자는 10여명 수준으로 늘었고 전체 부당이득 규모는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2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수사 경과에 따라 연루 인원과 부당이득 규모 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특정 개인의 일회성 일탈이 아닌 폐쇄적인 네트워크 안에서 장기간 조직적으로 벌어진 중대한 범죄행위”로 규정하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M&A 업무 과정에서 엄격한 비밀유지 의무를 지닌 전문 인력들이 도리어 내부 정보를 사익 추구에 악용해 시장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는 판단이다.
그간 시장 감시 과정에서 이상 매매를 포착해도 개별 거래만으로는 혐의자 간의 숨은 연결 고리나 정보 출처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다수 종목에서 동일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대량 매수자로 등장하는 양상이 확인되면서 수사 방식에 변화를 줬다. 앞서 강제조사를 단행했던 NH투자증권 임원의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 수사 경험을 살려, 단편적인 거래를 쫓는 대신 관련 사건들을 하나로 병합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전환한 것이다.
이런 접근법을 바탕으로 합동대응단은 5월부터 가용 인력을 집중 투입해 본격적인 공조 조사에 착수했다. 주관사 소속이라 비교적 범행 구조가 뚜렷했던 NH투자증권 사건과 달리, 각기 다른 회사에 흩어져 신원을 숨긴 이들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도 앞선 수사 기법이 적극 활용됐다. 대응단 관계자는 “방대한 자금추적과 거래 분석, 인적관계 조사를 통해 범위를 넓혀가면서 인적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휴대전화와 메신저 대화 기록 등 현장 증거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정보 전달 시기와 수단 등을 명확히 입증할 방침이다.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들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자본시장법에 따라 부당이득의 최대 2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