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역도 2연패 노렸지만…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 銀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86㎏ 이상급 300㎏… 한국 신기록
310㎏ 든 中 리원원에 밀려 2위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의 벽은 높았다.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23·고양시청)이 한국 여자 역도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했지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한국 여자 역도에 13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던 박혜정은 29일 일본 나고야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6㎏ 이상급 결선에서 인상 133㎏, 용상 167㎏, 합계 300㎏을 기록했다. 인상과 합계에서 한국 신기록을 새로 썼지만 리원원(인상 140㎏·용상 170㎏·합계 310㎏)에 이어 2위에 그쳤다. 카타르의 우이살 이클레프(23)는 합계 273㎏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박혜정이 29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중소기업진흥회관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86kg 이상급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고야=뉴시스

인상부터 격차가 벌어졌다. 박혜정은 1차 시기에서 125㎏을 성공한 뒤 2차 130㎏, 3차 133㎏까지 차례로 성공했지만 리원원도 132㎏, 136㎏, 140㎏을 무리 없이 들어 올렸다. 용상에서 박혜정은 2차 시기 167㎏으로 든 뒤 마지막 173㎏에도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리원원은 2차 시기 170㎏을 성공한 뒤 금메달이 확정되며 마지막 시기는 바벨을 드는 대신 세리머니로 우승을 자축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정상에 모두 오른 그는 이번 우승으로 주요 국제대회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박혜정이 이번 대회 우승했다면 장미란도 이루지 못한 아시안게임 2연패를 완성할 수 있었다. 장미란은 2002 부산 대회와 2006 도하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뒤 2010 광저우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중학교 1학년 때 2008 베이징 올림픽 장미란의 경기를 보고 역도에 매력을 느낀 박혜정은 직접 안산시체육회를 찾아가 바벨을 잡았다.

이후 한국 여자 최중량급의 간판으로 성장했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훈련을 충분히 소화하기 어려울 만큼 부상에 시달리며 답답함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때마다 박혜정이 버틸 수 있도록 힘을 보탠 것은 친언니의 응원이었다. 박혜정은 언니의 격려를 통해 조급함을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경기에서도 별도의 루틴이나 징크스에 기대기보다 자신의 호흡과 준비에 집중하는 편이다. 박혜정은 “결과보다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