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취소 특검 온도차...與 “국감 이후에” 野 “사즉생 결기로 저지” [투데이 여의도 스케치]

정치는 말이다. 정치인의 신념과 철학, 정당의 지향점은 그들의 말 속에 담긴 메시지를 통해 유권자들에게 전달된다. 누가, 왜, 어떤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시시각각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에는 인터넷에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공을 들인다. 팬덤의 시대, 유력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흐름이 포착된다. 그 말이 때론 정치인에게 치명적인 비수가 되기도 한다. 언론이 집요하게 정치인의 입을 쫓는 이유다.

 

① 與“민생 올인”…‘조작기소 특검법’ 속도 조절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등의 조작 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국정감사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당초 다음 달 1일 본회의에서 처리하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여론이 악화할 우려가 있어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은 29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조작기소 특검법과 민주유공자법의 처리 시기를 당내 여론 수렴을 거쳐 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은수 원내대변인은 두 법안에 대해 “필요성은 다들 공감한다”면서도 “(처리) 시기는 당내 여론을 수렴해 국감 이후에 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조작기소 특검법의 구체적인 처리 시기에 대해서는 “그런 논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번 국정감사의 목표가 ‘민생 올인’이라는 점을 절실하게 나타내고자 하는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며 “지지율이 미미하나마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 부분을 귀중하게 여기고 반전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② 野 “공소 취소는 탄핵, 하야, 정권퇴진의 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을 ‘공소취소 특검법’으로 규정하고 저지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 상황과 대응 전략에 대해 말하고 있다. 연합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정권에 분명히 경고한다. 공소취소를 밀어붙이면 그게 곧 탄핵, 하야, 정권퇴진의 길”이라며 “공소취소만큼은 죽어도 안 된다는 사즉생의 결기로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에 대한 특검 추진도 당론으로 정했다.

 

정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관련 국정조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다수당의 힘으로 폐기되고 거부권이 행사돼도, 22대 국회가 아니면 23대에서라도 반드시 관철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3일 서울역에서 숭례문 일대까지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검찰청 폐지와 민생·부동산 문제 등을 고리로 대여 공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③ ‘암살자(들)’ 국감 출석 놓고 공방…與 “영화 검열” 野 “역사 왜곡”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암살자(들)’의 허진호 감독을 국정감사에 부르는 문제를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영화의 역사 왜곡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허 감독의 출석을 요구했고, 민주당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대했다. 결국 허 감독의 증인·참고인 채택은 불발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창작의 자유는 존중돼야 하지만 역사 왜곡 논란이 있는 만큼 증인 채택이 어려우면 참고인으로 채택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말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은희 국민의힘 간사가 영화 암살자들 허진호 감독의 국정감사 참고인 출석을 요규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반면 민주당 간사인 이정문 의원은 “허 감독 스스로 그런 내용을 의도한 바가 없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며 “허 감독을 부르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위축시킨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암살자들 허진호감독을 국감에 부르는 것에 반대한다”며 “국민의힘은 내용을 따지겠다는데, 국회가 영화검열단위인가”라고 밝혔다.

 

문체위는 여야 합의로 박진영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은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가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사업을 진행하는 곳이라 기관장으로서 국감에서 말해야 한다”며 “본인이 어떤 활동을 하고, 국민적 의혹이 있는 부분을 소상히 설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이 29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9회 국회 (정기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2026년도 국정감사 증인 등 출석요구의 건 관련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정 문체위원장은 “박 위원장은 문체위원들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의사가 강하고, 건강한 논의를 하고자 하는 의사가 충분하다”며 박 위원장이 직접 출석 의사를 밝혀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