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하루 5잔, 간경변 위험 32% 낮았다…설탕 넣어도 효과 같을까

35만명 13년 추적 관찰, 하루 1~2잔부터 간질환 위험 감소 확인
설탕 넣어도 연관성 유지됐지만 블랙커피 보호 효과 가장 뚜렷
MRI상 첨가군 섬유화 지표 높아…섭취량 차이, 추가 규명 필요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간경변과 간세포암 위험이 낮다는 관찰연구가 여러 건 나와 있다. 설탕이나 인공감미료를 넣은 커피도 마찬가지일까.

 

커피잔 위로 설탕이 떨어지고 있다. 연구에서는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은 커피도 간질환 위험이 낮은 경향이 대체로 유지됐지만, 블랙커피에서 가장 뚜렷한 연관성이 나타났다. Pexels

미국 시더스-시나이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발표한 연구에 일부 답이 있다.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어 마신 사람도 커피와 낮은 간질환 위험의 연관성은 대체로 유지됐지만, MRI로 간을 보면 첨가물을 쓰는 사람에게서 섬유화·염증 관련 지표가 더 높았다.

 

◆하루 5잔 이상 마시면 간경변 위험 32% 낮아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 참가자 35만4957명을 중앙값 기준 약 13년간 추적했다. 시작 당시 간경변이나 간세포암이 없던 사람들이다. 하루 커피 섭취량, 카페인 여부, 설탕·감미료 첨가 여부를 조사한 뒤 간경변, 간세포암, 간질환 관련 사망 발생을 비교했다.

 

하루 5잔 이상 마신 사람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간경변 위험이 32%, 간세포암 위험이 47%,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이 42% 낮았다. 위험비는 각각 0.68, 0.53, 0.58이다.

 

하루 1~2잔을 마신 사람도 간경변 위험이 20%, 간세포암 위험이 24%,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이 31% 낮았다. 카페인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에서 비슷한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나이, 성별, 인종·민족, 흡연, 음주,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체질량지수(BMI), 사회경제적 수준, 간질환 관련 PNPLA3 유전자형 등을 보정해 분석했다.

 

논문 선임저자인 Ju Dong Yang 박사는 적당한 커피 섭취는 이미 커피를 즐기고 잘 견디는 사람에게 해당하는 얘기라며, 체중 관리, 절주, 운동, 혈당·혈압·콜레스테롤 관리가 간질환 예방의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설탕 넣은 커피도 간질환 위험 감소와 연관…MRI선 섬유화 지표 높아

 

설탕이나 감미료를 넣는다고 답한 참가자에서도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간질환 위험이 낮은 경향은 대체로 유지됐다. 블랙커피에서 연관성이 가장 뚜렷했고, 첨가물을 넣으면 다소 약해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MRI 분석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참가자 2만8961명의 간 영상을 분석하니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전반적으로 간 지방, 철분, 섬유화·염증 관련 지표가 낮았다.

 

반면 설탕이나 감미료를 쓰는 사람은 간 섬유화와 염증을 반영하는 지표인 철분 보정 T1(cT1)이 높을 가능성이 더 컸다.

 

이 결과만으로 설탕이나 감미료가 간 염증을 직접 높인다고 볼 수는 없다. 첨가물을 넣는 사람들의 식습관과 체중, 다른 생활습관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UK 바이오뱅크 설문은 한 잔에 넣는 양도 물었지만, 이번 논문은 주로 첨가 여부를 기준으로 분석했다.

 

◆가당음료 많이 마시면 지방간 위험 높아진 연구도

 

첨가당과 지방간의 연관성은 다른 연구에서도 보고됐다.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실린 메타분석은 12개 연구, 3만5705명의 자료를 종합했다.

 

가당음료를 마신 사람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NAFLD) 위험이 1.39배 높았다. NAFLD는 현재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주당 섭취량별로는 1잔 미만이 1.14배, 1~6잔이 1.26배, 7잔 이상이 1.53배였다.

 

블랙커피와 설탕·시럽을 넣은 커피 위로 간을 형상화한 이미지가 떠 있다. 커피 섭취와 간 건강의 연관성을 표현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과당이 든 첨가당을 과도하게 먹으면 간에서 지방 합성이 늘 수 있다. 과당은 소장과 간에서 처리되는데, 섭취량이 많아지면 간으로 들어오는 양이 늘고 일부가 지방 합성에 쓰인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는 무가당 커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3년 1세 이상 국민의 연령표준화 하루 평균 무가당 커피 섭취량은 112.1g으로 음료 중 가장 많았다.

 

탄산음료는 48.9g이었다. 질병관리청은 19~39세 청년층이 무가당 커피를 많이 마시는 동시에 당이 든 탄산음료도 많이 마시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만으로 커피를 피할 이유는 없다. 평소 설탕이나 시럽을 넣어 마신다면 넣는 양을 확인해 볼 만하다. 캔커피나 병커피는 영양성분표에서 당류 함량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