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 한 그릇 1만6000원…매출 1만원당 임대료 6600원 낸 공항 매장도 [숫자 뒤의 진실]

5년간 매출 8659억 중 임대료만 2765억 챙겨
96개 매장 중 28곳, 임대료 비중 40% 웃돌아
중간 운영사 거친 계약 탓에 입주업체는 외면

한국공항공사가 운영하는 14개 공항의 식음료 매장은 최근 5년간 매출의 31.9%를 임대료로 냈다. 일반 특수상권보다 높은 수준이다.

 

각종 나물과 채소, 고추장 등을 곁들인 비빔밥.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pixabay

같은 기간 청주공항 비빔밥 가격은 1만1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랐다. 임대료 부담이 가격 인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는 더 따져봐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공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2025년 공사가 운영하는 공항 식음료 매장의 매출은 8659억원, 임대료는 2765억원이었다. 매출의 31.9%에 해당한다.

 

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김포·김해·제주 등 전국 14개 공항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이 발생한 96개 식음료 매장 가운데 28곳은 임대료 비중이 매출의 40% 이상이었다. 10곳은 절반을 넘었다.

 

김포공항 국제선 던킨도너츠는 매출의 65.6%를 임대료로 냈다. 제주공항 국내선 엔제리너스는 59.2%, 오가다는 58.4%였다. 매출 1만원 가운데 약 5800~6600원이 임대료로 나간 셈이다.

 

창업 정보 플랫폼 점포가이드에 따르면 백화점·대형마트·병원 등 일반 특수상권의 임대 수수료는 통상 매출의 10~20% 수준이다.

 

공항 식당 가격도 올랐다. 2021년 8월과 2026년 8월 동일 매장·메뉴를 비교하면 청주공항 비빔밥은 1만1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45.5% 올랐다. 같은 매장 돈가스는 1만1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36.4% 상승했다.

 

울산공항 라면은 5000원에서 6500원으로 30%, 김포공항 우동은 8500원에서 1만1000원으로 29.4% 올랐다.

 

◆공사와 운영업체가 계약…입주업체 수수료율 누가 정하나

 

공항 상업시설 임대료가 정해지는 방식은 계약 형태에 따라 다르다. 공사가 경쟁입찰로 운영업체를 선정하면 운영업체가 개별 입주업체와 다시 계약해 매출연동 임대료 등을 받는 방식이 있다. 일부 식음료 시설은 공사와 사업자가 직접 계약한다.

 

공사 측은 “공사가 계약한 운영업체에 임대료를 부과하며, 임대료율은 입찰 결과 등에 따라 업체별로 다르다”고 설명한다. 입주업체가 운영업체에 내는 수수료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사가 직접 사업자를 선정하는 상업시설 입찰에서는 영업요율이 낙찰 기준으로 쓰이기도 한다. 지난해 공고된 제주공항 테이크아웃 전문 베이커리 팝업스토어 입찰은 공사가 정한 최소 영업요율 20% 이상에서 가장 높은 요율을 제시한 사업자를 낙찰자로 정했다.

 

김포공항의 한 입주업체는 지난 7월 정산서에서 매출의 36%를 매출연동 임대료로 냈다. 월 매출 6000만원 가운데 2000만원 이상이다. 기본전대료와 전기료·냉난방비는 별도다.

 

◆비빔밥 1만6000원, 임대료만으로 설명할 순 없다

 

공항 식당의 가격 인상을 임대료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같은 기간 식재료비와 인건비도 올랐다. 임대료가 가격에 얼마나 반영됐는지는 매장별 원가와 임대료, 판매가격 변화를 함께 봐야 알 수 있다.

 

공항 식음료 매장의 높은 임대료 부담과 음식값 상승을 표현한 이미지. 비빔밥 가격이 1만1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오른 가운데 최근 5년간 식음료 매장 매출 8659억원 중 임대료는 2765억원으로 31.9%를 차지했다. ChatGPT 생성 이미지

공사는 공항 매장의 판매가격을 인근이나 시내 매장과 비슷하게 책정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임대료 부담이 큰 매장에서도 이 기준이 지켜지는지, 공사가 가격을 어떻게 점검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김 의원은 임대료 산정과 경쟁입찰 방식의 적정성, 가격 인상 협의와 사후관리의 실효성을 국정감사에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