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대신 ‘마운자로 성지’ 약국에서 260억원…온누리상품권 제도 수술대에

전통시장과 지방 상권 활성화를 위해 도입된 온누리상품권이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판매하는 약국 등으로 결제액이 몰리면서 결국 정부의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지난 17일 서울 양천구 신영시장에 마련된 추석맞이 농축산물 할인지원 전통시장 환급행사장에서 시민들이 환급을 받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뉴시스

 

30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정부는 다음 달 초 온누리상품권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통시장과 비수도권 지역의 사용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등 영세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를 돕기 위해 도입됐으나 일부 약국과 병원, 마트, 전자제품 매장 등으로 사용처가 넓어지면서 당초 도입 취지와 다른 곳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온누리상품권 사용액 상위권에는 약국과 병원 등이 대거 포함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온누리상품권 사용액 1위는 서울의 A약국으로 260억원을 기록했다. 2위는 서울의 B의원으로 102억원이었다.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1위 역시 293억원으로 약국이 차지했다. 

 

A약국과 B의원은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이른바 ‘성지’로 알려지면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이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상반기(1∼6월)와 지난해 온누리상품권 결제액 상위 10곳 순위.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실 제공

 

이처럼 대형약국 등으로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몰리면서 정부는 내년부터 전통시장과 지방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혜택을 집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통시장과 지방 골목상권 등을 중심으로 지원방식이 바뀌면서 내년 온누리상품권 발행규모도 올해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중기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온누리상품권 발행 목표액은 4조6000억원으로 올해보다 9000억원 줄어들었다.